꽃가루 알레르기 예방법

직장인 김현정(가명·30) 씨는 봄만 되면 비염 때문에 괴롭다.

최근엔 소개팅 자리에서 콧물이 계속 흐르고 재채기가 멈추지 않아 데이트를 망친 적도 있다.

김 씨는 “비염뿐 아니라 툭하면 피부가 간지럽고 눈도 빨개져 일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봄이면 김 씨처럼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알레르기란 꽃가루 등 특정 물질에 노출됐을 때 몸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재채기 △콧물과 코 가려움증, 코 막힘 △멈추지 않는 눈물과 눈 가려움증, 충혈(결막염) △두드러기와 가려움증(피부염), △기관지 천식 등이 있다.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어떤 꽃가루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증상의 종류와 시기, 꽃의 개화기, 환자의 주변 환경과 직업,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면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구별해낼 수 있다.

구체적으로 꽃의 개화기를 살펴보면 2∼3월은 오리나무와 개암나무, 4∼5월은 미루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 수목(樹木), 6∼7월은 큰조아재비, 호미풀, 오리새, 우산잔디 등 목초(木草), 8∼10월은 쑥과 돼지풀, 환삼덩굴 등 잡초(雜草)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이숙영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증상이 심할 경우 원인 물질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서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 피부 검사를 많이 하는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피부에 소량 노출했을 때 두드러기와 모기 물림 현상처럼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파악했다면 그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할 경우 꽃가루를 막아줄 수 있는 마스크와 안경, 모자 등을 착용한다.

집에 들어오면 현관에서 옷을 털고 바로 세수와 양치질을 해 꽃가루를 제거한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잘 닫아 꽃가루가 유입되는 것을 막고 공기정화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약물 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병재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몸의 어느 곳에서 어떤 증상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항염증제와 항히스타민제, 흡입 스테로이드제 등을 이용해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개발된 치료제들은 나른함과 졸림 현상도 별로 없다.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기 2, 3주 전부터 약물을 사용하는 ‘선제적 약물 치료’도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조상헌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리 약물을 쓰면 심각한 염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며 “더 적은 용량의 약물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