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 위에서 돌아가는 LP(Long Playing)판에서 들려오는 아날로그 잡음이 음반시장에 복고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CD에 밀려 골동품 취급을 받았던 LP판이지만 최근에는 옛 가수부터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그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로 알려진 윤심덕의 유작 음반 ‘사의 찬미’가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등장했다. 낙찰가는 550만엔, 우리 돈으로 6080만원이었다. 역대 국내 LP판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한 ‘사의 찬미’는 윤심덕이 연인과 투신하기 전 부른 노래로 유명하다. 경매에 부쳐진 LP판은 도입부에 스크래치(잡음)가 있어 값이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오리지널 음반이라는 희귀성이 부각돼 경매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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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 음질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LP판은 음반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일 교보핫트랙스에 따르면 지난해 LP판 판매량은 2013년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40대와 50대 남성의 구매력이 다른 층에 비해 크다. 이 계층이 구매한 LP판 비중이 2014년과 2015년 60%에 육박했다. 또 여성의 구매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LP판 판매량 중 여성 구매 비중이 2014년 14.4%에서 지난해 22.4%로 커졌다.
침체되고 있는 오프라인 음반시장에서 LP판은 역성장을 한 셈이다. LP판이 인기를 얻으면서 조용필을 비롯한 김광석, 양희은, 이소라, 김동률 등의 음반이 LP로 제작됐다.
서울 중구 황학동의 장안레코드 가게 벽면 책장에 LP와 CD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황학동에는 70년대부터 많은 레코드점들이 있었지만, LP 시장 침체와 함께 사라지고 지금은 장안레코드와 바로 옆 돌레코드 두 곳만 남아 있다. |
교보핫트랙스 천윤석 과장은 “몇 해 전부터 LP판은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LP판만의 아날로그 감성과 소장가치가 중장년층부터 젊은 세대까지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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