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 박원철.
너는
나 같아
낯설지 않아.
백년을 살아 온
옛 동무처럼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생소하지 않고
어색하지 않아.
너의
생각이
내 마음에 들어 왔을 때
그것은 곧
내 생각이 되었어.
손을 잡고 싶을 때
손을 잡았고
안고 싶을 때
너를 안았지만
거부하는 몸짓은 없었어.
너는 이미
네가 아니었어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어.
내가 너를 보고 싶을 때
너는 벌써
문밖에 서 있었고
내 마음이 슬퍼
먼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너는 어느새
고개 떨군 구름이 되어
쓸쓸한 가을 하늘을
허허로히 떠가고 있었어.
너이면서
네가 아닌
내 사랑 나야.
부디
나죽고 너 살아
엇갈리는 그 길에
내 손목 꼬옥 잡고 놓지 말아서
한 몸 되어 살아온 몸
나뉘는 일없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