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만한 땅이라도 귀하게 가꾸어온 억척스러운 삶-가천 다랭이 마을 바다를 지척에 두었지만 가파른 해안선 때문에 선택한 삶의 방식. 바다로 내리지르는 경사의 비탈에 석축을 쌓아 108층이 넘는 계단식 논을 일구어 놓은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농사를 지을 엄두는 낼 수 없을 것 같은 가파른 산기슭에 기대어 살아 온 세월,족히 몇 백 년은 가꿔왔을 세월의 부피가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비단을 두른 산 - 금산과 보리암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앵강만을 사이에 두고 남해의 명산인 금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인 금산은 ‘비단을 두른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려 38개의 비경을 품고 있다. 굴곡진 리아스식 해안과 쪽빛 바다, 점점이 떠있는 섬, 기암 절벽 등을 고루 갖춘 명산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다.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족함을 알다’ - 지족마을과 죽방렴 지족의 숨은 뜻은 ‘족함을 알다’라는 의미로 원시어업인 죽방렴과 인근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 등을 채취하여 생활을 유지했으며 더 많은 어획물을 얻으려하지 않고 죽방렴에 든 고기를 가지고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어족자원이 풍부하다.
사람 냄새 짙게 배어 있는 남해의 보물 - 미조항
남해 제일의 항구로 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포구가 미조항이다. 갈치와 멸치가 나오는 미조 포구는 배들이 들어와 경매가 시작될 때면 쏟아져 나오는 고기 떼와 사람들의 물결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새벽에 출항 했던 멸치잡이 배가 항구로 돌아오면 여기저기서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 낸다. 반짝이는 햇빛 아래 은빛을 담은 삶이 파도를 친다.
구불구불한 해안선 같은 바다 사람들의 길을 걷다 - 남해 바래길 남해 바래길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갯벌이나 갯바위로 나가 해산물을 채취해 돌아오던 길을 말한다. 이 길은 마을과 마을, 마을과 바다가 이어지는 생명의 길이다. 남해 바다 비탈진 갯바위에서 해초를 따는 아낙, 가족을 앞세워 남해 바다를 걷는 어부. 그의 지게 위에 내려앉은 바다 햇살이 대지를 덮는다. 그 길을 그대로 걸으며 그 주변 풍경과 바다 사람들의 삶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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