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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카트 첨단 4세대로 진화 … 항균 손잡이·폰 거치대까지 갖춰

파라클레토스 2011. 7. 13. 08:30

소비자 기호 변화 따라 진화하는 쇼핑 카트

이마트는 최근 개점한 서울 송파 가든파이브점에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쇼핑카트’를 비치했다. 쇼핑카트는 수십 차례에 걸친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로 탄생했다. 국내 소비자의 표준체형·쇼핑 행태, 매장 동선 등을 5년여 동안 연구했다. 기존 철제 대신 플라스틱 소재로 바꿔 카트 무게도 15%가량(기존 22㎏) 낮춘 19㎏이 됐다. 대형마트의 주 고객층인 주부들이 무거운 카트를 쉽게 다루고 어린이들이 카트에 부딪혀도 다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카트 하나만 봐도 시대별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쇼핑카트처럼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도 소비자의 욕구를 철저히 반영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만 해도 점포 수만 400여 곳, 관련 매출이 32조원(2010년 말 기준)에 달한다.

 국내 1세대 쇼핑카트는 1970년대 처음 등장했다. 재래시장이 전체 소비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시절이다.

 새마을슈퍼체인·서교슈퍼마켓(이상 1969년 개점), 한남슈퍼마켓(1971년 개점) 등이 이때 생긴 수퍼마켓들이다. 당시 수퍼마켓들은 부유층만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수퍼마켓에선 농수산물뿐 아니라 수입산 식료품과 잡화를 주로 판매했다. 이때 등장한 카트는 현재 용량의 50% 수준인 83L짜리가 일반적이었다.

 부피가 큰 식료품은 여전히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탓이다.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40대 이상 중산층 고객이 주로 수퍼마켓을 찾는 만큼 베이비시트는 카트에 달려 있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쇼핑카트가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4 세대 이마트 가든파이브점에서 한 여성 소비자가 신형 쇼핑카트를 이용해 장을 보고 있다. 이 4세대 카트는 친환경과 인체공학적설계 등 소비자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춰 진화했다.
 국내 대형마트의 효시인 이마트 창동점이 문을 연 것은 1993년 11월이다. 자가용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기존(83L)보다 56%가량 용량이 늘어난 130L짜리 카트가 등장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묶음상품 같은 대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과거의 수퍼마켓보다 매장 면적이 2~3배 이상 큰 대형마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층별 이동을 위해 설치한 오토워크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바퀴가 장착된 카트도 이때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용량과 기능이 더 다양해진 3세대 쇼핑카트가 등장했다. 가족 단위로 대형마트를 찾는 가족 쇼핑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이다.

 SUV 같은 중대형 차량 사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130L짜리 한 가지였던 카트 용량도 150L·180L로 다양화됐다. 2000년 중반부터는 안정성과 청결성이 강조되면서 녹방지용 아연도금을 하지 않는 무독성 카트와 항균 손잡이 카트처럼 소비자들의 건강까지 고려한 카트가 나왔다.

 최근 등장한 4세대 카트는 친환경뿐 아니라 소비자의 세세한 요구까지 수용한 게 특징이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 손잡이 부분에 항균 제를 입혀 청결도를 높이고 정전기 방지제도 첨가했다. 기존 일자 형태였던 카트 손잡이 끝부분을 5.5 도가량 곡선 형태로 구부려 소비자들이 허리를 굽히지 않고 가장 편한 상태에서 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손잡이 부분에 휴대전화 거치대·메모꽂이·컵홀더처럼 쇼핑을 돕는 부가기능을 추가했다.

 카트를 디자인한 홍익대 나건 교수(디자인경영학)는 “4세대 카트는 기존 카트보다 대당 60%가량 비싸지만 깐깐한 소비자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했다”며 “유통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 영역에서 소비자의 세세한 요구를 반영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