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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만' 달라져도 노인들 살기가 편해진다

파라클레토스 2014. 9. 21. 15:35

 

'이거 하나만' 달라져도 노인들 살기가 편해진다 

 

 

 

- 거창한 정책보단 생활 속 복지

"집에서 휠체어 탈 수 있게 정부서 문지방 뜯어주고 계단 경계면엔 노란색 표시를"

- 노인 업무 컨트롤 타워 필요

"요양원 환자 70%가 우울증… 정신과 의사 있는 곳 거의 없어, 간병비에도 健保 적용해야"

 

◇활자부터 키워라

의사가 똑같이 설명해도 젊은 사람은 얼른 알아듣고 노인은 헷갈려 할 때가 있다.

대개 노인들은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찬찬히 생각하는 힘이 젊은이보다 낫지만,

세 가지 이상을 한꺼번에 들으면 네 번째 이후는 흘려듣고 마는 경우가 많다.

조비룡 교수(가정의학과)는 "복약 설명서 활자부터 지금 두 배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문지방 없어져야

휠체어 탄 사람이 다니기 좋게, 길과 문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가정집과 공공건물 문턱을 없애고 문틀을 넓히는 식이다.

북유럽과 일본은 이미 이렇게 한다.

허대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노인 계신 집 문지방 뜯는 공사만 해줘도 집 안에서 휠체어 탈 수 있으니까

살던 집에 좀 더 오래 머무르실 수 있다"고 했다.

◇30㎝만 더 가까이

노인들이 자기 힘으로 병원에 다닐 수 있으면,

자식들이 매번 모시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결국 자식들 부담이 줄어든다.

이은영 교수(류마티스내과)는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버스·택시 기사들이 보통 때보다 30㎝만 더 인도 쪽으로 붙여서 정차해도

노인들 차 타기가 훨씬 쉬워진다.

둘째, 장애 등급이 아예 높으면(2등급 이상) 장애인 콜택시를 부를 수 있지만,

그 이하는 알아서 병원에 다녀야 한다.

이 교수는 "각 구청에서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장애인 콜버스를 만들어 병원을 돌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명의들의 깨알 제안 정리 그래픽

◇복지부도 변해라

보건복지부에 가보면 '연명치료는 A과, 보험 문제는 B과, 휠체어는 C과…'

하는 식으로 업무가 쪼개져 있다.

그 바람에 똑같이 못 걷는 환자인데도 다리 아프면 휠체어를 얼른 주고,

폐가 아프면 돌려보내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임재준 교수(호흡기내과)는 "복지부 안에 노인 관련 업무를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파

조맹제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요양원·요양병원 환자 70%가 우울증으로 추정되는데,

정신과 의사 있는 곳을 거의 못 봤다"고 했다.

이승훈 교수(신경과)는 "지금도 치매는 보건소에서 간편하게 검사해주는데,

이때 우울증 검사도 함께 하면 초기 치매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국가가 간병인 관리해라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지적한 게 간병인 문제였다.

미국은 의료비가 비싼 대신, 환자가 입원하면 병원에서 모든 걸 해결해준다.

한국은 의료비가 싼 대신 의료진은 의료 행위만 하고,

각종 병수발은 보호자가 알아서 하는 구조다.

간병인 일당은 7만~9만원. 1년이면 3000만원이 든다.

간병비는 건보 혜택 바깥에 있다.

간병인은 환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지만,

그들을 관리·감독하는 국가기관은 없다.

교수들은 "국가가 간병인을 관리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간병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