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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의 시작은 전쟁 상처 치유..올해 어버이날은 85개국이 함께

파라클레토스 2016. 5. 6. 14:15

어머니날의 시작은 전쟁 상처 치유..올해 어버이날은 85개국이 함께




8일은 43번째 어버이날이다.

요즘에는 ‘어버이’라고 하면 다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지만, 미국의 ‘어머니날’에서 출발한 세계의 어버이날은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숭고한 정신에서 기원했다.

어머니날(어버이날)은 169개국에서 기념한다.

미국과 일본, 중국, 벨기에, 쿠바, 독일, 핀란드, 케냐, 페루, 터키, 우간다, 스위스 등 84개국은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하고 있다.

올해에는 5월 둘째주 일요일이 8일이어서 한국을 비롯해 85개국이 같은 날 부모의 은혜를 되새기게 됐다.

어버이날에 선물하는 카네이션은 자비스가 생전 좋아하던 꽃이었다.
어버이날에 선물하는 카네이션은 자비스가 생전 좋아하던 꽃이었다.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따로 챙기는 나라들도 많지만 한국은 1956년 어머니날을 만들었다가 1973년 어버이날로 이름을 바꿔 부모 모두에게 감사하는 날로 만들었다.

여러 나라가 어머니날을 만들게 된 데에는 미국의 영향이 크다.

미국 어머니날의 기원은 18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전쟁이 끝난 지 3년 뒤인 1868년, 앤 자비스라는 여성이 ‘어머니들의 우정의 날’을 만들었다.

내전의 상처는 깊었고, 전쟁에서 자식이 다쳤거나 먼저 다른 세상으로 떠나보내야했던 어머니들끼리 외로하고 응원하는 모임이 이어졌다.

어머니날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계기는 자비스의 사망이었다.

자비스의 딸 애나는 1905년 5월 9일 타인의 상처를 보듬으려 노력했던 어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웨스트버지니아의 한 교회에서 ‘어머니를 기억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런 모임이 각지로 퍼져나가자 1914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전사한 아들을 둔 어머니들의 노고를 기리는 날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어머니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어머니날을 상징하는 꽃은 카네이션이다.

카네이션은 자비스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이었다.

원래 흰카네이션이 어머니날을 대표하는 꽃으로 쓰였는데 흰카네이션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어머니가 살아계시면 분홍색 카네이션을 쓰고 돌아가신 경우에만 흰 카네이션을 쓰는 것으로 바뀌었다.

카네이션 대신 붉은 장미를 선물하기도 한다.

미국 남북전쟁 뒤 ‘어머니들의 우정의 날’을 만든 앤 자비스
미국 남북전쟁 뒤 ‘어머니들의 우정의 날’을 만든 앤 자비스

어머니날은 종교와도 관련이 깊다. 영국은 3월 마지막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했다.

부활절 3주 전이어서 ‘마더링 선데이’라고도 부른다. 가톨릭 국가들에선 성모마리아의 날을 어머니날로 기리기도 한다.

볼리비아는 여성들이 전쟁에 참여했던 것을 기념한다. 베트남과 라오스, 세르비아, 타지키스탄, 세르비아, 카자흐스탄, 알바니아 등은 세계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어머니날로 여긴다.

여성차별로 악명 높은 아프가니스탄도 이날을 어머니의 날로 정했다. 1910년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이 정해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날도 지정됐다. 아버지의 날은 현재 105개국에서 기념하고 있다.

미국에서 어머니날을 만든 애나는 어머니의 날이 상업화되는 사실에 분노하며 폐지하자고까지 주장했다. 마음을 나눠야 할 날에 돈과 선물만 오가는 현실을 슬퍼했다고 한다. 미국소매인협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이번 어머니날에 1인당 172.22달러(약 19만원)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대마다 원하는 선물의 양상도 달라진다. 캐나다 쇼핑몰 ‘리테일미낫’이 최근 어머니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해보니 1위는 좋은 식사(25%)였고 2위는 상품권(16%), 3위는 휴가(13%)였다. 꽃은 가장 인기 없는 선물로 조사됐다.

<장은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