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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통시장의 가치 시장은 무언가를 사고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을 뜻한다. 태초에 자급자족에 의존하다가 점차 남거나
부족한 것을 가까운 곳에 살던 사람끼리 교환하면서 생겨난 것이 시장이다. 우리의 역사기록에는 신라 소지왕 12년 경주(慶州)의 시장이 최초
사례이며, 지증왕 10년에는 동시(東市), 효소왕 4년에 서시(西市)와 남시(南市)를 설치하고 시전이라는 관리를 두어 관리하였다. 그리고
고려도경(1123년)에는 당시 수도였던 송도(개성)의 광화문 대로변 양쪽으로 많은 점포들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정종 원년(1399년)에
처음 시전이 설치되었는데 좌우로 800여칸(약 1.6km)의 행랑이 좌우로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시골장터인 향시는 처음에는 6~7일 간격으로
서는 정기시가 많았으나 점차 5일 간격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중국, 일본 상인들이 주로 활동한 명동, 충무로가 성장하면서
관급성장은 몰락하고 민간상인들이 성장하였다. 이 상황 속에서 동대문, 남대문 시장이 출현하게 되었다. 대형마트, 사이버 시장 등 현대의 시장은
과학적인 물류기술과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여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편의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 누구에게나 시장에 얽힌 추억
한조각이 있다는 것을 상기할 때, 최적의 시장은 삶의 터전으로서의 전통시장일 것이다.
2. 팔도 전통시장 유람단 서울에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최대의 종합시장인 남대문시장, 우리 약재의 70%가 모이는
경동시장과 엽전을 구입해서 점포를 돌며 즐기는 ‘通통 도시락카페’로 유명한 통인시장이 있다. 예부터 한양으로 향하는 팔도의 사람들과 농수산물이
모이던 경기도에는 전국 최대의 오일장인 모란민속장, 라디오를 통해 시장사람들의 이야기와 신청곡이 울려퍼지는 못골시장, 200년 역사를 자랑하면서
야시장이 더 유명한 오산 오색시장, ‘ICT 보이는 라디오’로 실시간 소통을 한다는 구리 전통시장, 루체비스타가 켜지면 할인판매가 시작되는 여주
오일장 등이 명물이다. 강원도에는 영동 제1의 어류와 농작물의 집산지이자 일제강점기에도 단오 제례를 지켰던 강릉중앙시장, 사람과 동식물이 살기에
가장 좋은 700m에 위치하는 평창올림픽시장, 장이 서는 날에는 대형마트도 꼼짝 못한다는 동해북평오일장, 아리아리열차를 타고 가는 아우라지
장터인 정선오일장, 강원도 영월을 대표하는 느림길과 다하누촌의 주천오일장이 지역의 명물이다. 충청도의 충북에는 임산물과 약초시장이, 바다를 낀
충남에는 수산물을 거래하는 전통시장이 많다. 1951년 한국전쟁 직후부터 천안역에 생겨난 천안역공설시장, 우리 젓갈 유통의 60%를 담당하고
박지원의 허생전에도 등장했던 강경젓갈시장, 주변에 약령시로도 유명한 제천 역전한마음시장이 추천하는 시장이다. 전라도를 찾았다면, 사시사철 나비가
떠오르는 함평사람들이 2와 7일이 되면 꼭 찾는다는 함평오일장, 곡성의 60년 전통오일장과 섬진강 기차마을이 만나서 탄생한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내장산을 찾는 이들이 꼭 만나게 되는 100년 역사의 정읍샘고을 시장이 또한 명물이다. 그리고 경상도에서는 과메기, 고래고기와
개복치로 유명한 포항죽도시장, 10월 진주남강을 수놓은 유등의 이름을 딴 진주중앙유등시장, 김동리의 역마의 배경이된 하동 화개장터를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제주도에 갔다면, 제주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민속오일장의 갯장어에 제주산 막걸리 한사발을, 바람코지로 유명한
대정오일장에서는 빙떡과 오메기떡을, 해안도로의 절경을 보여주는 세화해변벨롱장에서는 즉석공연 보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3. 시사점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건축물의 현대화 등 하드웨어보다는 지역경제, 문화, 인프라 살리기가
포함된 소프트웨어 중심의 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계획 속에서, 재능기부의 형태를 빌어 민간기업과 젊은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통시장과 관련한 정책의 지원은 지자체가 중심이 되고, 농식품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지경부, 중소기업청
등의 관련기관이 공동지원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