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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해고'로 불거진 英 까다로운 복장 규제

파라클레토스 2016. 5. 15. 00:11

'하이힐 해고'로 불거진 英 까다로운 복장 규제

해고된 20대 청원 서명 운동 현재까지 2만명 이상이 참여 조만간 의회서 토론 벌일 듯




영국 회계 컨설팅 기업에 고객 안내 담당 직원으로 취업한 27세 여성 니콜라 토르프는 출근 첫날 해고를 당했다. 상사는 단화를 신고 출근한 그녀에게 “당장 굽이 5~10㎝ 하이힐을 사서 갈아 신지 않으면 집에 돌려보내겠다”고 경고했다. 하루 9시간 동안 서서 손님들을 맞이해야 했던 그녀는 하이힐로 바꿔 신는 대신 해고를 택했다.


이후 토르프는 ‘여성은 직장에서 단화를 신을 선택권이 있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정부에 제출하기 위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2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영국에선 1만명 넘게 서명한 청원에 대해선 정부가 반드시 답변을 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BBC는 “조만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의회에서 여성의 하이힐 착용 의무에 대한 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법에 따르면, 고용주가 지정한 ‘적절한(reasonable)’한 복장 규정을 피고용인이 따르지 않을 경우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 단, 피고용인이 ‘적절한’ 옷과 구두를 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 이에 대해 영국노총의 프랜시스 오그래디 사무총장은 “회사가 복장 규정에 하이힐을 포함시킨 것은 성차별적 행위”라고 했다.


이 청원 운동을 계기로 영국 SNS에선 일터의 적절한 옷차림 기준에 대해 갖가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화장을 최소화하고 긴 머리를 묶어 위로 틀어 올리는 스타일을 요구하는 기업, 제모를 하고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을 요구한 패션 업체 등이 논란이 됐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복장 규제가 까다로운 나라로 꼽힌다. 옥스퍼드대에는 시험을 치를 때도 남녀별 복장 규정이 정해져 있다. 남학생은 어두운 색 양복에 하얀 나비 넥타이와 하얀 셔츠를 입고 양복 깃을 세우도록 하고, 여학생은 검은색 치마와 하얀 블라우스, 검은 구두, 검은 스타킹을 신고 목엔 검은 리본을 달아야 한다.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