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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버 놔두고 '중국판 우버'에 투자하는 애플, 이유는?

파라클레토스 2016. 5. 15. 00:23



실적 부진 애플, ‘고마진 서비스업’에 눈 돌려디디 투자 통해 중국 내 ‘애플페이’ 확대 전망…’애플카’와 연관성도 ‘관심


애플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디디에 10억 달러(약 1조1690억원)를 투자한다.

애플이 미국의 우버가 아닌 중국 업체에 투자한 것은 중국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인수합병(M&A)보다는 회사 내부에서 아이디어를 키워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실적 부진에 처하자 방침을 바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디디의 옥외 광고판./블룸버그통신 뉴스 캡처.
디디의 옥외 광고판./블룸버그통신 뉴스 캡처.

이번 투자는 중국 내에서 애플의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를 확대하고, 나아가 비밀 리에 추진 중 지능형 자동차(intelligent car) ‘애플카’ 개발을 위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現 이용자만 3억명’, 우버 대신 디디 투자한 배경


디디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애플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양대 인터넷 기업에 이어 디디의 주요 투자자가 됐다. 이번 투자는 디디가 지금까지 유치한 것 중 가장 큰 규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디디는 중국 iOS 개발 분야에서 혁신을 입증했다"며 "디디가 구축한 사업과 탁월한 리더십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디디의 일일 탑승 횟수는 1100만 건이며 중국 전역에서의 이용자는 무려 3억 명에 이른다. 디디는 300여 개 중국 도시에서 운영되며 1400만 명의 자동차 소유주들과 연결되어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며 디디의 기업 가치는 200억~2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7월 150억 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디디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손실을 내고 있으며, 운전자 채용과 고객 요금 보조 등을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애플이 미국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 대신 디디에 투자한 것은 중국 시장의 성장성과 다른 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에 있는 컨설팅업체인 애널리시스인터내셔널의 장쑤 분석가는 "애플은 부상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 공룡 기업들의 편에 서서 전략적인 가치를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버 대신 디디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HSBC증권의 치창 애널리스트는 "디디는 좋은 회사이며 앞으로 알리바바, 텐센트와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디는 애플의 투자에 앞서 알리바바와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 외에도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핑안벤처스 등도 디디에 투자했다.


◆ 실적 부진 애플, M&A 통한 사업 확장 나서나..’고마진 서비스업’ 관심

애플은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이 둔화되자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성장 분야의 서비스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보유 중인 현금(약 2330억 달러)의 일부를 이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올 1분기 매출액이 13년 만에 감소세를 보인 데다 최근 주가도 2014년 여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FT는 이번 투자 규모는 애플의 현금 보유량에 비교하면 크지 않지만, 그동안 스타트업 투자를 꺼려온 행태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나 인텔이 벤처 자회사를 보유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전통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회사 내부에서 육성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사업 확장 측면에서는 이번 투자가 최근 중국에서 출범한 ‘애플페이’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애플페이는 앞서 출범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등 중국산 결제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HSBC증권의 치창 애널리스트는 "이번 투자는 애플페이의 사용 유인을 늘리고 중국에서 애플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LA타임스는 이번 투자로 애플페이의 중국 시장 진출이 다소 수월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가 애플이 비밀 리에 추진하는 자동차 프로젝트와 연관되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FT는 최근 애플의 몇몇 스타트업 인수합병은 지능형 자동차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애플과 디디는 앞으로 자동차 프로젝트에 대해 협력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애플의 단일 기업 투자 중에서는 2014년 사들인 미국 헤드폰 제조·음악서비스업체 비츠(Beats)가 최대 규모(30억달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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