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먹던 김장김치 대신 아삭하고 상큼한 새 김치가 그리워지는 봄이다.
가을 배추김치와는 또 다른 맛과 향을 지닌 봄김치로 영양소도 보충하고 입맛을 되찾아보자. 김치명인 강순의 선생에게 배운 봄김치 다섯 가지.
◆ 미나리물김치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향이 입 안 가득 맴도는 별미 김치로 초봄이나 입맛 없는 여름에 산뜻한 맛으로 즐긴다.
조리시간: 3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미나리 1단, 사과 ¼개, 붉은 고추·풋고추 ½개씩, 고춧가루 1큰술
김칫국물: 찹쌀풀·다시마 우린 물 2큰술씩, 소금 1½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물 3컵
1 미나리는 다듬어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털어내고 4~5㎝ 길이로 자른다
2 사과는 껍질째 씻어 반달 모양으로 얇게 썰고 붉은 고추와 풋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3 김칫국물 재료를 한데 넣고 고루 섞은 뒤 체에 고춧가루를 담고 고춧가루가 김칫국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적셔가며 김칫국물에 고춧물을 들인다
4 용기에 미나리와 사과를 담고 김칫국물을 부은 뒤 고추를 띄워 시원하게 보관해두고 먹는다
TIP 미나리에 직접 간을 하면 수분이 빠져 질겨지므로 국물에 간을 해서 전체 간을 맞춘다. 국물에 고춧물을 들일 때 고춧가루를 바로 넣으면 김칫국물이 탁해지므로 체에 내려 넣는다. 사과는 미나리의 풋내를 없애고 단맛을 더해 맛을 한층 높여준다
※ 찻잔은 이도 제품.
◆ 더덕김치
더덕은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가 뛰어난 식재료로 겨우내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봄철 입맛을 돋우기에 더없이 좋다.
조리시간: 3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더덕 600g, 송송 썬 부추 1큰술, 대추채·석이채 약간씩
양념: 가자미젓(또는 멸치액젓)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약간
1 더덕은 껍질을 벗겨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칼등으로 가볍게 두들겨 부드럽게 만든다
2 가자미젓에 고춧가루를 섞은 후 다진 마늘을 넣고 버무린다
3 양념에 더덕을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빨갛게 물들인 다음 송송 썬 부추를 넣고 살짝 버무린다. 접시에 담아 대추채, 석이채를 올려 바로 먹는다
TIP 생으로 먹는 더덕은 은은한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간을 세게 하지 않고 맛을 내는 것이 포인트다. 양념은 조금 뻑뻑한 듯하지만 더덕과 버무리면 먹기에 적당할 정도로 물이 생기므로 젓국이나 물을 넣어 묽게 하지 않아도 된다.
◆ 오이소박이
아삭하고 시원한 오이 맛이 입 안을 깔끔하게 해주어 봄부터 여름에 걸쳐 자주 먹는 오이소박이. 특히 봄에 나오는 오이는 연하고 씨가 없어 소박이를 담그면 더욱 맛있다.
조리시간: 40min(절이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중
재료: 오이 4개, 소금 3큰술, 물 3컵
오이 속: 부추 5~6줄기, 채 썬 붉은 고추·채 썬 당근·다진 마늘·고춧가루·소금 1큰술씩, 고추씨 1작은술, 채 썬 양파 ⅛개분, 다진 생강 ⅛작은술
1 오이는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소금을 넣은 물에 담가 오이가 휘어질 정도로 3~4시간 절인다
2 절인 오이는 물기를 빼고 3㎝ 길이로 자른 뒤 끝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세로로 길게 칼집을 세 번 넣는다
3 부추는 4~5㎝ 길이로 썬 다음 채 썬 붉은 고추와 당근, 양파, 다진 마늘과 생강, 고추씨, 고춧가루, 소금을 넣고 버무려 속을 만든다
4 오이의 칼집 사이로 버무린 속을 채워 넣고 항아리나 용기에 담은 다음 실온에 두어 익으면 냉장고에 두고 먹는다
TIP 겉은 짜고 속은 슴슴하게 절여야 속 맛이 빠지지 않고 맛있는 오이소박이가 되므로 소금물에 통째로 넣고 휘어질 정도로 절인다. 오이는 쉽게 물러지므로 김치를 더디 익게 하는 부추를 넣어 맛과 익는 속도를 맞춘다
※ 블랙 원목 매트는 이도 제품.
◆ 얼갈이알배추김치
겨울에 심어 봄에 나는 얼갈이배추는 아삭아삭하고 신선한 맛으로 김장김치에 질린 입맛을 돋워준다. 바로 버무려 상큼한 맛으로 먹어도 좋고, 2~3일 익히면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조리시간: 40min(절이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상
재료: 얼갈이배추 1단, 부추 10줄기, 쪽파 5~6대, 소금 ½컵, 물 5컵
풀국: 찹쌀가루 3큰술, 고구마녹말가루 ½큰술, 콩물 1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 ½컵
양념: 마른 고추 10~15개, 고춧가루 3큰술, 가자미젓·멸치액젓·고추씨 2큰술씩, 다시마 우린 물·다진 마늘·새우젓(건더기 포함) 1큰술씩, 다진 생강 ¼작은술
1 얼갈이배추는 포기째 다듬어 씻은 뒤 배추속대에 소금 ¼컵을 뿌리고 나머지 소금 ¼컵과 물을 배합해 절임물을 만들어 담가 절인다. 중간에 위아래로 한두 번 뒤집어가며 1시간 정도 절인 다음 체를 받쳐 물기를 뺀다
2 부추와 쪽파는 다듬어 씻은 뒤 4~5㎝ 길이로 썬다
3 냄비에 찹쌀가루와 고구마녹말가루, 콩물, 다시마 우린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풀국을 끓인 후 식힌다
4 절구통에 마른 고추를 넣고 다시마 우린 물을 넣어가며 곱게 찧은 뒤 풀국과 나머지 양념을 넣고 고루 섞는다
5 양념에 쪽파와 부추를 넣고 살짝 버무린 뒤 얼갈이배추를 넣어 버무린다. 실온에 두어 익혀 먹어도 좋고, 깨를 뿌려 겉절이처럼 먹어도 좋다
TIP 봄김치는 짜게 절이면 상큼한 맛이 덜하므로 중간 중간 위아래를 뒤집으며 짜지 않게 1시간 정도 절인다. 절인 후 물에 헹구면 풋내가 나므로 물기만 빠지도록 체를 받쳐둔 후 그대로 사용한다. 또 속대에서 맛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속대에 소금을 뿌려 포기째 절이는 것이 포인트
◆ 파래김치
바다 향 가득한 파래만 있으면 후다닥 버무려 먹을 수 있는 손쉬운 봄김치. 파래 특유의 맛과 향이 사라지지 않도록 풀국을 넣지 않고 단맛도 없이 산뜻하게 먹는 3~4월의 별미다.
조리시간: 3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물파래 5묶음, 송송 썬 미나리 2큰술, 송송 썬 부추·쪽파 1큰술씩, 다진 붉은 고추 1작은술
양념: 멸치액젓·가자미젓·새우젓국물·다시마 우린 물 2큰술씩,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약간
1 파래는 찬물에 담가 부드럽게 흔들어가며 씻은 뒤 국수 말듯 동그랗게 말아 체에 담고 물기를 뺀다
2 양념 재료를 모두 고루 섞는다
3 볼에 쪽파와 미나리, 부추, 붉은 고추를 넣고 양념을 부어 섞는다
4 물기를 뺀 파래를 접시에 보기 좋게 담고 양념을 위에 고루 끼얹어 차게 먹거나 양념에 파래를 넣고 가볍게 버무려 먹는다
TIP 파래는 흐르는 물에 씻으면 손실되는 양이 많으므로 그릇에 물을 담고 체를 받쳐 씻는다. 물기가 너무 없으면 맛이 덜하므로 버무린 뒤 물기가 약간 배어나올 때 통깨를 뿌려 먹는다. 대추를 얹으면 은은한 맛이 더해져 한결 맛이 좋다. 용기에 담아 실온에 하루 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고 차게 해서 먹어야 맛있다
※ 흰색 화병은 이도 제품.
◆ 강순의 선생 지상 강의 - 봄김치 맛있게 담그려면…
금방 담가 열흘 안에 먹어야 맛있다
국내 최초의 김치 기능보유자인 강순의 선생. 스물여섯에 나주 나 씨 종부로 시집온 이후 지금까지 김치와 함께 44년을 보냈다. 매일 김치를 담그다시피 했기 때문에 계절별로 먹으면 맛있는 김치와 담그는 방법을 훤히 꿰고 있다.
"요즘엔 비닐하우스에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모든 채소가 나오지만, 그래도 봄에 먹어야 맛있는 김치는 따로 있어요. 배추를 소금에 절여 담근 뒤 발효시켜 겨울 내내 먹는 가을 김장김치와 신선한 맛에 먹는 봄김치는 사용하는 양념 비율이 엄연히 달라요. 또 금방 담가 열흘에서 보름 안에 먹어야 맛과 영양도 좋습니다."
봄김치 재료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김치란 원래 가격이 저렴하고 식감이 질겨서 생으로 먹는 것보다 양념으로 숙성시켜 먹어야 맛있는 채소로 담그는 것이 정석이다. 또한 향이 진한 채소도 봄김치 재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비싸고 향이 진하면서 생으로 먹어야 맛있는 것은 그대로 먹는 것이 채소를 영양가 있고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간하는 방법부터 다르다
같은 채소여도 계절마다 맛과 성질이 다르므로 김치 레서피는 다른 요리처럼 언제나 100% 딱 떨어질 수 없다. 때에 따라 가감해야 할 것을 직감으로 알아야 맛있는 김치를 담글 수 있는데 이는 하루 이틀 만에 터득되는 것이 아니다. 봄김치는 생젓을 조금 넣고 액젓을 많이 넣으며, 마른 고추를 갈아서 담가야 거친 듯 식감도 살고 맛도 한결 좋은 시원한 김치를 먹을 수 있다. 특히 고추를 갈아 만드는 이유는 맛 외에 영양을 고려한 부분도 있다. 고춧가루는 더울수록 영양이 손실되기 쉬운데 기계에서 갈면 기계의 열기 때문에 30% 정도 영양 손실이 생긴다. 김치는 간이 생명이다. 그다음은 알맞게 잘 절이는 것. 일반적으로 중요도를 바꿔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치는 짜면 빨리 익고 싱거우면 더디 익는 특성 때문에 간을 잘 맞춰야 맛있는 김치를 제때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절이는 것을 신경 쓰기보다 국물이 익으려 할 때 간을 맞추는 것이 좀 더 쉽게 맛있는 김치를 담그는 방법이다. 오이소박이나 미나리물김치 등 봄김치를 만들 때 채소에 직접 간을 하지 않고 국물에 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 미나리는 거머리가 있을 수 있으므로 놋숟가락과 함께 담가둔다. 미나리에 간을 하면 수분이 빠져 질겨지므로 국물에 간을 해 맛을 낸다.
2 시집온 후 일곱 개째 새로 장만했다는 학독. 학독에 마른 고추를 빻아 고추씨와 함께 김치를 담그는데, 이는 톡 쏘는 청량감이 살아 있는 김치를 담그는 강순의 선생만의 비법이다.
3 생젓 보다 액젓을 주로 사용하는 봄김치. 다시마국물부터 멸치액젓, 가자미액젓, 생새우젓까지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강순의 선생은 직접 담가 사용한다.
4 고춧가루를 바로 풀지 않고 체에 올려 물을 약간씩 부어가며 촉촉하게 적시고 숟가락이나 손으로 으깨 넣으면 고운 김칫국물을 만들 수 있다.
에디터: 황의경 | 요리: 강순의(www.kangskimchi.com) | 포토그래퍼: 박종혁 | 소품협찬: 이도(02-722-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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