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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 특강 시즌4 '정의로운 한국 자본주의는 가능한가?' - 장하성 교수
CHAPTER 4. 한국 자본주의, 희망은 어디에?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단계에 질문을 답을 해야 됩니다. 누가 바꿀 거냐 하는 겁니다. 누가 바꿀 거냐는 답을 하려면 누가 이렇게 만들었냐를 먼저 알아야 되겠습니다. 행위적 주체로 본다면 지금 까지 쭉 설명 드린 거에 의하면 결국은 기업이 만든 겁니다. 근데 기업이 악의적으로 만들었냐,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만들었냐 그게 아니라 결국은 모든 출발이 기업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어하고 교정하고 바로 잡는 노력을 하지 않은 정치권의 문제고 또 그러한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제기하고 연구하고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 노력을 하지 않은 저희 학자들의 문제이기도, 책임이 기도 합니다. 이걸 세대로 만약에 누가 만들었냐고 한다면 분명한 건 지금의 이 상황은 저절로 만들어진, 세상은 스스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그런데 기성세대는 억울할 겁니다.
60대 이상은 무슨 소리냐, 내가 산업화 세대로 이 나라를 빈곤에서 구했는데. 50대는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는 투쟁을 해서 우리를, 우리나라를 민주화를 했던 사람들인데 이제와서 우리보고 당신들 책임이라니 뭔 소리냐. 분명히 산업화 세대에 공이 있고 민주화 세대에 공이 있지만 지금에 이 불평등한 상황은 지난 20년 간 기성세대가 방치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30대는 스스로를 삼포세대라고 합니다. 뭘 포기한지는 아시죠? 제가 설명 드리진 않겠습니다. 10년 전에 정확하게는 8년 전에 삼포 세대를 다른 용어로 불렀습니다.
우석훈이라는 경제학자가 8년 전에 88만원 세대란 책을 냈고, 그 당시의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하면서 그 책을 다시 보면 이 상황이 계속 되면 이 사람들이 미래 희망 없이 포기하게 된다, 그런 말이 나옵니다 실제. 그런데 실제로 우석훈 박사의 예측대로 삼포세대가 되어 버렸어요. 지금은 오포, 칠포, N포까지 가죠. 더 심각한 건 지금의 20대입니다. 10년 전에 20대가 세월이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보다 희망을 갖는 세대가 된 게 아니라 포기한 세대가 됐는데 지금의 20대는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쓸모 없는 나머지들이야, 잉여 세대라고 스스로 말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미래세대의 것입니다. 근데 미래 세대가 포기하고 스스로를 비하하고 하는 구조가 있다면 정말 그 세대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 희망을 잃어가는거 입니다. 근데 여기서도 답답한 게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어려우니까 한때, 젊은 세대를 위로하고 힐링하는 것이 한국 사회 유형이었습니다. 아프니까 어쩔까. 청춘은 아픈거야. 별놈의 자기계발서, 행복서, 힐링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세상 달라졌습니까?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방식이 위로하고 가짜 행복을 주는 것은 전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것 역시 저는 기성세대가 잘못 이끈 거라고 봅니다. 그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행복서, 힐링서 항시 보면 베스트 셀러에 있습니다. 근데 세상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누가 바꿀 거냐? 저는 그래도 기성 세대가 바꿔야 한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기성 세대는 바꿀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미래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만 해도 곧 은퇴해서 할 일도 안 하는데 세상 바꿔서 불편하기만 하고 나한테 돌아올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보수화됐습니다. 제 생각에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진보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나의 미래는 많지 않고 세상이 변화하면서 내가 얻을 건 없지만 다음 세대에게 세상의 변화가 중요하다면 저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오히려 힘을 보태야 하는데 적절한 표현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미래가 많지 않은 기성세대가 과거를 고집합니다. 그러니까 50대 60대는 안 바꿀 겁니다. 그런데 20대 30대는 이미 포기해 버렸어. 그럼 누가 바꿉니까? 그래도 저는 우리가 함께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기성세대와 지금의 젊은 세대, 다음 세대간의 간극이 너무 큽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가 완전히 어긋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미래는 누구겁니까? 젊은 세대의 겁니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이제 자리를 내 줘야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40대의 국자 지도자가 절대 다수입니다. 한국은 40대는 어린애 취급을 받습니다. 왜 과거 정치 지도자들은 다 40대에 우리나라에서도 세상의 중심에 섰는데, 지금의 40대는 실종돼 있고 30대는 아예 포기한 세대가 됐느냐 이건 기성세대가 한 번 쯤은 되돌아 봐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젊은 세대 스스로의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사실은 오늘 이 플라톤 아카데미 강좌가 인문학 강좌인데 제가 이런 경제 강의를 해서 적절할까 생각했습니다. 여러분께 얼마나 도움이 될까 했는데 제가 왜 그런 생각을 했냐면 인문학의 붐이 약간 사회적 관심을 약화시키는 점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자기 성찰로만 자꾸 인워딩하면서 그것이 사회적 현상에 투영되어서 가치 판단을 하는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는 인문학이 너무 많이 간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인간의 기본적 성찰을 할 때는 궁극적으로는 공동체, 우리 사회, 국가의 가치와 질서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그냥 다들 자기 관심으로 몰입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젊은 세대는 불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불행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프다고 하고. 근데 실제 조사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게 젊은 사람들이 제일 행복해요. 이건 상당히 신뢰할 만한 조사입니다. 그냥 어느 신문 쪼가리 조사가 아닙니다. 보건 사회 연구원이 수만명을 조사한 겁니다.
삶이 만족스러워요. 뿐만 아니라 행복해요. 오늘의 삶에 만족하는 자는 내일에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모순이 생긴 거죠. 무슨 이야기냐면 일부 젊은 세대들이 이럽니다. 이건 포기의 행복이다. 가짜 행복이다. 어차피 안 될 거니까 즐기자. 사실 그런 풍경이죠. 참 안타깝지만 그래도 또 다시 이 미래는 젊은 세대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희망도 미래 세대한테 찾아야 하는데 젊은 세대들이 요즘 보면 자기 탓을 합니다. 내가 노력을 열심히 안 했기 때문에. 그래서 수많은 노력의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자격증 따고요, 대학 등록금 비싸다고 난리치면서 학원 가서 돈 내는 건 열심히 합니다. 소위 자기 계발합니다. 물론 그 모든 목적은 취업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앞에서부터 제가 말씀드렸던 이 고용 불평등이 만들어낸 불평등의 격차가 우리의 다음 세대를 자기 계발서나 하고 순간의 행복과 순간의 힐링에 몰입하게 만드는 그래서 그 세대 스스로가 자기의 미래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기성세대의 틀에 맞춰가는 세대가 된 겁니다.
그래서 앞세대들은 그 세대의 세대 정신이 있었습니다. 시대를 변화시킨 힘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유신 시대에 데모하고 유신 반대하면 우리 부모님들이 국가를 위해서 참 훌륭한 일 한다고 박수 쳤습니까? 아닙니다. 너 몸 다친다, 하지마라, 왜 쓸데없이 그런 일에 끼어드냐 그랬습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자기의 미래를 위해서 당시의 체재에 저항을 한 겁니다. 대학생들이 길거리 데모하면 상인들이 좋아했습니까? 저 놈들 때문에 장사 안 된다, 길 막힌다 그랬죠. 지금은 이익 단체들만 그걸 합니다. 다음 세대가 자기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심지어는 투표도 안 해버립니다. 오늘의 이 불평등한 상황,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뺏은 것은 자신의 탓이 아니라 세상의 탓입니다. 근데 우리 아이들은 자신 탓을 합니다. 내 자신을 힐링해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더 나아지지도 않고 세상이 나아지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자식 세대, 다음 세대들이 자신을 힐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힐링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만 희망이 있다. 그리고 기성 세대는 보수할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를 믿고 맡겨줄 필요가 있다. 우리 다음 세대가 스스로 자기의 세대, 자기 미래의 시대 정신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 하는 것이 핵심이고 저는 그것을 오늘 앞에서부터 쭉 이야기해온 보다 평등한 사회. 이런 불평등한 구조가 제대로 잡힌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이걸 해결 한다면 한국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한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이 조금 우울한 이야기, 별로 그렇게 즐겁지 않은 말씀은 드렸습니다만, 지금의 이 즐겁지 않고 우울한 상황을 반전시킨다면 대단한 희망의 미래가 있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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