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해법-미래 먹거리-지배구조 정리.. 발등에 3가지 숙제
[삼성 '이재용 체제' 2년]李부회장 경영능력 본격 시험대
#2.
2014년 11월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에 화학 및 방산 계열사 4곳을 한꺼번에 매각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0월 삼성은 나머지 화학 계열사 3곳(삼성SDI는 케미칼 사업부문만)을 롯데그룹에 넘겼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전자와 금융을 빼면 모든 계열사가 매각 검토 대상”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장면들이다. 삼성 성장의 한 축을 이뤘던 중화학공업은 그룹 밖으로 사라지거나 아웃사이더가 된 대신 바이오가 기존의 전자, 금융과 함께 새로운 ‘삼각 편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10일이면 병환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만 48세의 ‘뉴 리더’가 경영 전면에 나선 지 2년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지금부터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성장전략의 궤도가 수정됐다
“거대한 항공모함 같던 삼성이 이제는 프리미엄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듯하다.” 최근 삼성의 변화에 대한 한 재계 인사의 평가다.
삼성의 경영전략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1990년대 완성차제조업까지 진출했던 삼성이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 리더가 된 뒤 이러한 성장 전략은 과거의 유산이 됐다. 그는 계열사 간 중복사업들을 합치고 비주력 계열사들을 팔아치우는 그룹 사업 재편에 속도를 냈다. 실용주의에 기초한 그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한화 및 롯데와의 빅딜을 거치면서 수면으로 드러났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2014년 74개였던 삼성그룹의 계열사 수는 지난달 기준 59개로 줄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군살이나 불필요한 지방을 도려내는 그동안의 행보에 이어 새로운 근육을 키우는 데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새 근육의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바이오다. 그는 지난해 3월 중국 하이난(海南) 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도 “정보기술(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착공한 제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 바이오의약품 CMO 중 글로벌 1위에 오른다.
○ ‘뉴 리더’에게 남겨진 과제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은 뜻하지 않게 비주력사업 부문에서 먼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동반 위기에 빠진 중공업·건설 부문을 어떻게 회생시킬지가 초점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11월 사업 구조 단순화를 위해 추진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을 주주 반대로 실패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건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자기 앞가림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삼성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일부 또는 전체 인수 시나리오에 그룹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직원 수를 2400여 명이나 줄인 삼성전자의 부활이라는 과제도 있다. 3월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 S7이 순항하고 있지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를 차례로 발굴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아버지처럼 이 부회장에게도 ‘포스트 스마트폰’ 사업이 절실하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벤처투자가 인수를 했거나 지분 투자를 한 3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상현실(VR),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SW), 소재 등 5개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의 생태계 구성에 집중해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재계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지배구조 안정화 작업도 곧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자신이 최대주주(17.2%)인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각각 지배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지배구조라는 시각이 많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삼성전자 지배력이 낮다는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경영 능력을 하루빨리 인정받아야 한다”며 “금융 계열사들의 경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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