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는 가격 떨어질 거라더니.. 배추값 '고공행진' 왜 계속되나?
일교차 크고 비 많이 내려 봄 시설 배추 출하 지연 탓.. 작년比 1000원 이상 비싸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김치를 담그기 위해 마트에 간 주부 신지은(가명·42)씨는 배추값에 당황했다. 4월 중·하순부터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던 뉴스를 기억하고 갔는데도 여전히 비쌌기 때문이다. 신씨는 “5월로 넘어왔으니 이제 좀 떨어졌을 줄 알고 겉절이를 담아보려고 갔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배추 한 포기가 아직 4000원이 넘었고, 무는 오히려 더 비싸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5월이 됐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채소 물가’는 여전히 높다. 기분만 그런 게 아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일 현재 배추 상품의 1포기 가격은 전국 평균 4009원으로 한 달 전(4420원)보다는 조금 내렸지만 지난해(2979원)나 평년(2383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0원 넘게 비싸다.
◇봄마다 배추값 논란=“4월부터는 농산물 가격 안정세가 본격화될 것”(3월 31일·농림축산식품부 발표)이라던 정부의 애초 예측은 어긋났다. 농촌경제연구원(KREI)도 이달 초 내놓은 농업 관측에서 “배추 가격은 5월 중순 이후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가격 하락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에도 ‘기후’였다. 4월 중순에 일교차가 크고 비가 많았던 탓에 봄 시설배추 등의 출하가 생각보다 지연됐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기가 조금 늦춰졌지만 도매가격 기준으로는 5월 초 본격적으로 하락세가 시작됐다. 일주일 정도 후부터는 소매가격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 배추에서 봄 배추 등으로 전환되는 시기마다 ‘물량 공백’에 따른 수급·가격 불안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매번 계약재배 물량과 수매 비축 물량 등을 방출하는 수급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체 시장의 10% 수준에 불과한 정부 보유 물량으로는 가격을 조정하기에 역부족이다. 정부는 올해 배추와 무 계약재배를 전체 생산량의 3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배추와 무 계약재배 실적은 각각 15%, 13%였다.
◇정확한 ‘월별 소비량’ 통계도 없어=정부가 채소의 소비량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정부는 채소류 소비량을 도매 판매 기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계약재배 물량이나 도매시장에 대량 공급되는 것 외에 밭떼기 형태로 판매되거나 개별 농가가 직거래하는 형태의 소비량은 정부의 레이더망 밖이다.
전문가들은 계절과 시기마다 소비량이 달라지는 채소류의 특성상 월별 소비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수급 대책 효과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배추·무 월별 소비량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겨울 배추와 무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하자 정부가 비축 물량을 방출했지만 정확한 월별 소비량 자료가 없어 정책 시행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채소류의 경우 과일 등에 비해서도 소비 통계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표본 조사를 강화하고 저장량을 조사하는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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