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갑에 2900원"..불법 온라인 담배거래 활개
담뱃값 인상 탓에 흡연자 부담 ↑..산업 근간 흔들어 일부 보따리상인들 통해 여객선 집하장서 불법 거래 담배 제조사·판매인 "정식 세금 내는 이들만 피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해 국내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된 이후 온라인 불법 면세담배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온라인 담배 판매 사이트는 기존에도 은밀하게 존재해왔지만 지난해 담뱃세 인상 이후 본격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담배를 온라인 상에서 판매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그런데도 온라인 담배 판매업자들은 블로그와 사이트(해외서버 이용) 등을 개설한 뒤 음성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불법 면세담배를 판매하는 이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국내 담배 유통구조가 교란되기 시작했고 각 담배 제조업체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담배판매인들이 해당업체를 고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담뱃세 3318원인데 불법담배는 2900원…시장 혼란 야기
23일 G사와 N사, D사 등 국내 유명 온라인 포털사이트를 통해 불법 면세 담배 사이트(블로그, 카페 포함)를 찾아본 결과 총 5곳에서 시중가격보다 저렴한 값에 담배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 중에는 회원제로 운영돼 접근이 불가능한 업체도 있었다.
통상적으로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담배 한 보루(10갑)의 값이 4만5000원에 판매되는 것과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2만9000원에 제품이 팔리고 있었다.
이는 담배 1갑 당 2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일반 담배에 붙는 세금보다도 저렴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4500원짜리 담배에는 '소비세 1007원 + 지방교육세 443원 + 부가가치세 433원 + 개별소비세 594원 + 민건강증진부담금·폐기물부담금 841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3318원인데 제조, 물류, 유통, 영업 및 판매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담배 한 갑을 판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3500~3800원까지 들어나게 된다.
국내 담배 유통 구조상 2900원에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식 판매 과정을 거치지 않다보니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고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와 판매인들은 시장이 교란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담배를 판매하는 곳은 모두 불법"이라며 "지난해초부터 담뱃값이 오르면서 불법 거래가 성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담배판매인연합회 관계자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대부분 음지에서 활동하다보니 현재로서는 모두 파악하고 고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발견될 경우 각 지방 판매업자들이 직접 고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불법 온라인 담배 판매·유통, 어떻게 이뤄지나?
"저희는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 홍콩을 오가는 물류업체의 핸드케리(보따리상) 수백명을 직원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 면세 담배 가격으로 물량을 공급 받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 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불법으로 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G사이트의 공지사항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의 대부분은 면세 제품(Duty free)이다.
이들은 국제여객터미널을 타고 오가는 보따리 상을 통해 면세담배를 밀수입한 뒤 국내로 유통한다.
보따리상인들은 선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담배를 집하장에서 넘겨받은 뒤 세관 신고 없이 국내에 되판다.
1인당 살 수 있는 물량이 제한돼 있다보니 일반인 여행객 등에게 부탁해 웃돈을 얹어주고 구매한 뒤 되팔아 넘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실제 이달 12일에는 중국 보따리상인들을 통해 면세담배 2만여갑을 밀수입한 이들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집하장에서 담배를 밀수입했다.
불법담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G온라인 담배업체는 이달 17일 사이트를 폐쇄했다. 갑작스럽게 사이트가 사라지면서 제품 구입을 위해 돈을 송금한 이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다.
하지만 판매와 구매 행위 모두 불법이다보니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 제12조 제2항에는 '소매인이 아닌 자는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다른 판매업체인 N사이트의 경우 구매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문자를 발송하기도 한다. 이들은 국내업체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대신 해외사이트에서만 검색이 되도록 하고 있다.
불법 온라인 담배거래가 성행하다보니 갑당 3318원의 세금을 내는 담배 제조업체들은 빨리 근절돼야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한 담배제조사 관계자는 "담뱃세가 많이 올라서 흡연자들의 부담이 큰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불법 온라인 담배 거래가 보다 활성화되면 국내 담배산업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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