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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길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파라클레토스 2016. 6. 11. 13:29



‘백문이 불여일견.’ 교과서에서 활자로 된 내용을 많이 보는 것도 좋지만, 교과서에 나온 내용과 관련된 장소를 직접 찾아가 얘기를 듣고 본다면 기억이 더 생생히 남을 것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흔적이나 자연생태와 관련된 장소 등이 있는 곳으로 가보자. 꼭 지방이 아니라도 좋다. 서울 시내에도 관련 장소가 수두룩하다. 당일코스 여행도 좋다. 더 더워지기 전에 자녀 손을 잡고 나가자. 자녀와 함께하는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한 번쯤 들어봤을 서울 중랑구의 망우리 공동묘지. 왠지 섬뜩하다. 자녀에게 공동묘지로 여행 가자고 말하기는 사실 껄끄럽다. 하지만 이곳이 이제는 망우산숲나들길로 변신했다. 이 길은 공동묘지의 대명사로 알려진 망우리공동묘지 이장지역으로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됐다. 묘역을 끼고 있어 왠지 오싹한 느낌이 들 것 같지만 공원에 들어서면 무덤들은 울창한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오히려 푸른 자연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산숲나들길은 망우리공동묘지를 이장해 조성한 공원이다. 산책 중 박인환 시인의 묘소에 들러 그의 대표작인 ‘목마와 숙녀’를 음미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박인환, 방정환, 한용운 같은 위인들의 묘소를 찾아볼 수 있다. 산책 중간에 박인환 시인의 묘소에 들러 그의 대표작인 ‘목마와 숙녀’(사진)를 음미할 수 있으며, 어린이운동의 효시인 방정환, 민족대표 33인 중 오세창, 한용운 선생 등의 연보비가 있어 산책을 하다 역사를 음미해 볼 수 있다.
서울 북한산 둘레길 18코스는 도봉산 주탐방로와 만나는 도봉옛길로, 조상의 정취를 간직한 볼거리가 가득한 구간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 강북구, 도봉구를 걸치는 북한산둘레길 18∼20코스는 현대 시인 김수영의 시비와 문학관, 조선시대 연산군, 세종대왕의 둘째딸로 훈민정음 창제에 크게 기여한 정의공주 묘역 등이 있는 곳이다.
북한산 둘레길 18코스는 도봉산 주탐방로와 만나는 도봉옛길로, 조상의 정취를 간직한 볼거리가 가득한 구간이다.
20코스는 성종의 맏아들로 중종반정 때 폐위된 연산군의 묘와 세종대왕의 둘째딸로 훈민정음 창제에 크게 기여한 정의공주의 묘가 있어 왕실묘역길이라 이름 지어졌다.
충남 논산 솔바람길은 황산벌전투로 유명한 계백 장군 묘역을 지나는 길이다. 휴정서원에 이르면 솔바람길이 끝나 아쉽지만 논산의 명소 탑정호를 만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충남 논산 솔바람길은 황산벌전투로 유명한 계백 장군 묘역을 지나는 길이다. 또 돈암서원, 충곡서원, 휴정서원 등 조선시대 서원을 길따라 만날 수 있다. 솔바람길은 김장생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돈암서원에서 시작한다. 

돈암서원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후에도 보존된 전국 47개 서원 중의 하나다. 산책 코스를 따라가면 충곡서원을 거쳐 삼국시대 역사와 군사이야기가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에 이른다. 황산벌전투로 유명한 계백장군을 모신 충장사에서는 백제의 얼을 느껴 볼 수 있다. 
경북 봉화 청량산 유림길은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고 사시사철 산새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휴정서원에 이르면 솔바람길이 끝나 아쉽지만 논산의 명소 탑정호를 만날 수 있다. 경북 봉화의 청량산 유림길은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고, 사시사철 산새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리었다. 주세붕, 이황, 최치원, 김생 등 당대의 학자들이 수학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청량산 하늘다리는 해발 800m 지점의 선학봉과 자란봉을 연결하는 현수교로 천길 아래 펼쳐지는 풍광은 아찔함과 함께 청량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만든다. 
전남 담양오방길 5코스 누정길은 담양의 누정을 만나고 가사문학의 산실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담양오방길 5코스 누정길은 담양의 누정을 만나고 가사문학의 산실을 둘러보는 길이다. 송강 정철이 선조 임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지은 곳인 송강정과 넓은 뜰에 정자와 시냇물이 더해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명옥헌원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약간의 손질만 더해 자연과 인공이 다정하게 어우러져 있는 소쇄원, 경치가 아름다워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식영정 등이 있어 정자문화를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전북 부안 적벽강노을길은 퇴적한 성층으로 이루어진 채석강 등 살아 있는 지질을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지리교과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북 부안 변산마실길 3코스 적벽강노을길은 살아 있는 지리교과서다. 적벽강노을길은 7000만년 전 퇴적한 성층으로 이루어진 채석강과 페퍼라이트, 유문암으로 이뤄진 적벽강 등 살아 있는 지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성천항에서 출발해 해안 숲길을 따라 걷는 길에서는 새우모양을 한 새우바위, 중국 송나라 소동파 시인이 즐겨 찾았던 곳과 흡사하다는 적벽강과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사자바위, 계양할미의 수성당, 후박나무 군락지 등을 차례로 지나 지각운동과 해안지질의 현장 교과서인 채석강에 이른다.
경남 창녕 우포늪생명길은 원시적 저층늪이 잘 간직된 곳으로, 약 3시간 정도면 트레킹하듯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남 창녕 우포늪생명길은 원시적 저층늪이 그대로 잘 간직된 곳이다. 4개의 늪(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으로 형성돼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습지다. 약 3시간 정도면 트레킹하듯 전체를 둘러볼 수가 있다. 늪지에는 부들, 창포, 줄, 갈대,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왕버들 등이 자라고 있고 수서곤충, 어류, 삵 등 다양한 야생동식물을 볼 수 있다.
강원 인제 아침가리코스는 백두대간에서도 가장 두메산골로 꼽히는 곳으로, 다양한 야생화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원 인제 백두대간트레일 아침가리코스는 산림생태계를 자연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 사전예약한 인원(1일 1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아침가리코스는 이른 아침 방동약수에서 목을 축인 뒤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아름드리 참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계곡길로 향한다. 백두대간에서도 가장 두메산골로 꼽히는 곳으로, 다양한 야생화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전예약은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홈페이지(www.komount.kr)에서 가능하다.

이귀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