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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카] 잘나가는 SUV.. 나 '7인승'이야

파라클레토스 2018. 1. 7. 19:28



SUV(Sport Utility Vehicle) 인기가 식지 않는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지역에 관계없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점이 특징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성이 향상됐고 이런 점이 소비자의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꾸준히 늘어 시장이 커지는 선순환효과를 불렀다.
 
최근 글로벌 SUV시장은 소형과 대형,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나뉘는 경향이 짙어졌다.

환경규제와 경기침체 등 여러 요인이 더해지며 양극화가 심해진 것.

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SUV라인업을 보강하는 데 힘써 왔다.

그 결과 업체들이 내놓은 해법 중 하나가 7인승 SUV다.
 

쏘렌토.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미니밴 장점 접목, 편의성

7인승 SUV는 국내외시장에서 열띤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국내에서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한EU FTA가 체결되며 본격적으로 수입차시장이 열렸고 국산차 수입차 할 것 없이 다양한 SUV 출시가 이어졌다. 현재 경쟁을 벌이는 7인승 SUV만 해도 20여종에 달한다. 그만큼 가격대도 다양하다. 3000만원대부터 시작해 1억원대를 훌쩍 넘기도 한다.
        

요즘 출시되는 7인승 SUV는 미니밴의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을 접목한다. 디자인도 점점 미니밴을 닮아간다. 자동차업계에서는 7인승의 매력인 공간 활용성을 돋보이게 하려면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7명이 함께 탈 것을 고려해 실내공간을 넉넉히 설계하고 에어컨과 전원 소켓 등 편의장비를 트렁크로 주로 쓰이는 3열까지 확대 설치한다. 물론 불필요한 품목을 제외하고 가격을 낮춘 실속형 5인승을 내놓는 투트랙 전략을 펴기도 한다.

에스컬레이드. /사진제공=캐딜락

무엇보다 주5일제 시행,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하려는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여가를 즐기려는 인구가 늘어난 점도 SUV의 성격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공간 활용성, 안전, 빼어난 스타일, 경제성을 두루 갖춘 넉넉한 SUV에 주목하는 이가 늘어난 것이다.
        

앞서 15년쯤 전에도 7인승 SUV가 있었지만 보통은 5인승으로 설계된 모델의 트렁크에 간이의자 2개를 붙여둔 형태여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었고 트렁크 공간이 줄어 불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제 7명 탑승이 가능하면서도 안전을 고려한 설계가 기본이고 시트를 접었을 때 트렁크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만든다. 안전평가가 깐깐해진 데다 사륜구동방식 등 안전을 이유로 SUV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변화의 배경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7인승 차는 구매자의 자녀가 3명 이상일 경우 정부의 ‘다자녀 가구 자동차 취·등록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차종이라 해도 소형승용으로 분류되는 5인승보다 소형승합으로 분류되는 7인승의 자동차 보험료가 저렴한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SUV구입 시 차 값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7인승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다.

혼다 올 뉴 파일럿. /시진제공=혼다코리아


◆중국 SUV 점유율 40% 전망

주목할 점은 이 처럼 덩치 큰 SUV들이 회사의 주력모델이거나 값이 비싼 플래그십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업체 차원에서 ‘양과 질’ 모두를 챙길 수 있는 핵심 차종이라는 얘기다.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SUV 판매비중은 19%였지만 지난해 31.4%, 올해 전망은 32.9%다. SUV가 세를 떨치자 고급차판매비중에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고급차시장에서 SUV의 판매비중은 2016년 40.7%였지만 지난해 42.1%, 올 42.8%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차급의 수요를 SUV가 흡수하며 커지는 상황.


재규어, 마세라티는 물론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까지 SUV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에 따른 것이다. 또 PSA(푸조-시트로엥)그룹은 앞으로 신차 라인업의 상당부분을 SUV로 구성할 방침이다. ‘캐시카우’를 그냥 두고볼 수 없다는 얘기다. 나아가 구조적으로 커다란 배터리를 싣기 쉬운 이점이 있어 친환경차시장에서도 SUV가 꾸준히 세력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SUV가 강력한 영향력을 떨친 지역은 미국과 중국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다양한 형태의 SUV가 출시되며 급격히 성장했다.


이후에는 중국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글로벌 합작사들은 물론 중국 현지업체들도 SUV 라인업을 보강하고 나섰다. 대도시의 시내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로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대가족이 다양한 목적으로 차를 활용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덩치가 큰 SUV 인기가 좋다. 또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중국의 산아제한이 풀리며 6인 이상 가구가 늘어나는 점도 시너지효과를 낼 거라고 본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SUV 점유율은 현재 30%대에서 앞으로 40%대까지 높아질 걸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아세안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SUV판매가 늘어나는 중이다. 따라서 자동차업계에서는 ‘SUV=불패’ 공식이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본다.


나아가 자동차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SUV수요가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7인승 SUV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도로환경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여럿이 함께 탈 수 있는 미니밴의 이점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또 고급화를 추구하기가 쉬워 앞으로 주요 수익모델이 될 걸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SUV가 세단과 미니밴시장을 흡수하며 성장할 걸로 예상한다”면서 “소형SUV는 판매량을 늘리기 좋지만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대형·고급SUV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 카시트의 사용이 늘어난 점도 실내공간이 넉넉한 대형SUV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출시 7인승 SUV▲1억원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인피니티 QX80, 메르세데스-벤츠 GLS,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아우디 Q7, 볼보 ▲5000만원: 이상혼다 파일럿(8인승), 포드 익스플로러, 닛산 패스파인더, 인피니티 QX60, BMW X5▲5000만원 미만: 푸조 5008 1.6, 현대 맥스크루즈, 쌍용 G4렉스턴,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 한국지엠 캡티바
 

☞ 본 기사는 <머니S> 제521호(2018년 1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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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