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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60년 한을 품고...이제 만나러 갑니다"

파라클레토스 2010. 10. 20. 20:28

"60년 한을 품고...이제 만나러 갑니다"

YTN | 입력 2010.10.20 19:38

 
[앵커멘트]

오는 30일 이산가족상봉을 앞두고 남북이 최종 상봉자 명단을 확정했습니다.

60년 전 헤어진 형제와 아들 딸을 만날 생각에 이산가족들의 마음은 벌써 북녘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76살 오성근 할아버지는 16살 어린 나이에 부모 형제와 헤어졌습니다.

고향 평양에서 가족과 함께 피난에 나섰다가 할머니가 눈길에 쓰러지셨고, 먼저 남쪽에 가서 기다린다는 것이 60년이 지났습니다.

부모님 임종은 보지도 못했고, 북에 두고온 코흘리개 동생 다섯 명을 모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녹취:오성근(76), 남측 이산가족]
"제 밑에 밑에 남동생이, 적십자사에서 통보한 것 보니까 움직이지도 못한다고... 그놈 못보는게 제일 그렇게..."

1·4 후퇴 당시 하루만 피신하겠다며 집을 나섰다 60년 동안 돌아가지 못한 김재명 할아버지도 꿈에도 그리던 아들 딸을 만나게 됐습니다.

아내의 뱃속에 있었던 아들이 벌써 예순을 바라보는 노인이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녹취:김재명(91살), 남측 이산가족]
"다 죽은줄 알았지. 그 어린게 태어나서 아버지를 찾는다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야."

대한 적십자사가 선정한 우리측 상봉대상자 100명의 평균 연령은 83세.

90살 이상 상봉자만 21명에 이르는 가운데 남북 통틀어 최고령자인 97살 김부랑 할머니는 딸과 외손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상봉자들은 남성이 73명, 여성 27명으로, 배우자나 자녀보다는 형제자매를 만나는 경우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오는 30일 시작되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진행되고 북한 상봉자 100명이 먼저 남측 가족들을 만납니다.

우리측 상봉자 100명은 다음달 3일 강원도 속초에서 육로로 금강산 호텔에 도착해 2박 3일 동안 꿈에 그리던 만남을 이어갑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