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16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소설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과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를 올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노벨문학상과 프랑스 공쿠르상에 이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은 영어권에서 상당한 권위를 가진다.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Man Booker Prize)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수여하는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 상으로 나눠 수여한다.
한강은 지난 3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 1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달 6명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들은 터키의 노벨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 중국의 유명작가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이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는 한강이 지난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한 연작소설로 어릴 때 육식과 관련한 트라우마를 입은 한 여자가 육식의 폭력성을 거부하고자 극단적인 채식주의를 선택하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했고 해외에는 지난해 1월 처음 소개했다.
한강은 이 작품에 대해 “인간의 폭력성과 인간이 과연 완전히 결백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다”고 설명했다.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에 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 작가는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가 당선됐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소설가로 등단했다. 2005년에는 ‘몽고반점’으로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부터는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 작가는 문인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으로 한강과 마찬가지로 이상문학상을 받으면서 부녀 2대가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 작가의 남편 역시 김달진문학상, 유심문학상 등을 수상한 문화평론가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오빠 한동림도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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