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잔에 이파리 하나만 띄워도 여유까지 마시게 된다. 여름 식탁에 어울리는 소박한 낮술 한잔으로 풍성해지는 식탁. 이국적인 정취와 풍요로워지는 대화는 덤이다.
1.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을 썰어 투명한 저그에 넣고 와인을 부어주기만 하면 여러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상그리아가 완성된다.
2. 이탈리아에서 식전주로 즐겨 마시는 스프리츠. 상큼한 맛으로 식욕을 돋워 준다.
3.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상그리아는 레드 와인으로 만든 상그리아에 비해 가볍고 상큼해 한여름에 즐기기 좋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주말 오후. 누군가와 함께 마실 가벼운 낮술 한잔을 만든다. 집에서도 즐길 수 있고, 야외에도 들고 나갈 수 있는 것으로. 술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도 “맛있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잔쯤 흔쾌히 즐길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틀어놓고 친구를 불러 격식 없이 함께 음식을 만들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나눠 먹는 일은,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쉬운 방법이다. 낮술 한잔으로 대화는 자연스럽게 흐르고, 음식 맛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이런 일상에는 독하거나 비싸거나 격식을 갖춘 술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지중해의 일상 음료이자 저도수 술, 상그리아와 스프리츠
상그리아(sangria)와 스프리츠(spritz)는 지중해 연안에서 마시는 일상 음료 같은 술로 경쾌하고 소박하다. 맛, 가격, 만드는 법, 즐기는 방법이 이 지역 사람들과 많이 닮았다. 오래전, 서울 주재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포르투갈 친구가 파티에 초대해 간 적이 있다. 파티가 한창 무르익은 시간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한국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형형색색의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엄청난 양의 상그리아를 만들어놓고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그것이 쓰레기통인 줄 몰랐던 것이다. 오렌지, 레몬, 사과, 배와 여러 종류의 꽃들을 투박하게 썰어 와인에 담가놓고 밤이 가는 줄 모르고 대화와 음악을 즐겼다. 유럽에선 상그리아가 쉽고 소박하게 만들어서 마실 수 있는 대중 음료이자 도수 약한 술이기도 하다.
상그리아 레시피는 비율이나 법칙이 크게 없다. 먼저 마트에서 ‘가장’ 저렴한 와인을 구매한다. 먹다 남은 와인을 사용해도 좋다. 어차피 와인 자체의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5000원에서 1만원가량 하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구매해 오렌지와 자몽, 레몬 등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을 무엇이든 한 종류 이상 넣는다. 입맛에 맞게 설탕을 넣고, 과일즙이 잘 나오도록 나무 주걱으로 살살 눌러준 다음 냉장고에 넣어 한두 시간 숙성했다 마시면 된다.
스프리츠는 밀라노와 베네치아, 베로나 등 북이탈리아 지역에서 즐겨 마시는 술이다. 와인 잔에 담긴 오렌지색 술 한잔 시켜놓고, 눈부신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앉아서 몇 시간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거리마다 흔하다. 스프리츠는 프로세코와 아페롤, 탄산수만 준비하면 된다. 프로세코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든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는, 요즘 대부분 마트에서 1만5000원에서 2만원 선에서 판매된다. 아페롤은 이탈리아의 약초 허브로 만든 리큐어다. 주류 매장에서 1병에 3만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는데, 한 번 구매하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워낙 적은 양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스프리츠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아페롤과 프로세코, 탄산수를 1대2대2 비율로 섞어 오렌지 1조각과 얼음을 넣는다. 주로 와인 잔에 따라 마신다.
TIP
TIP 칠레산 G7 매그넘 사이즈는 이마트에서 세일할 때 1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상그리아를 만들기에 부담 없다. 또는 미국산 칼로로시(Carlo rossi)에서는 상그리아라는 이름의 와인이 나오는데, 가장 쉽게 상그리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맛이 달콤하고 가벼워서 과일만 썰어 넣고 나무 주걱으로 조금 으깨주면 바로 마실 수 있어 편리하다. 칼로로시는 1.5L 한 병에 1만원대면 살 수 있다.
원안나 씨는- 홍보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덕분에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기른 남다른 취향과 감각을 가지고 있다. 요리부터 인테리어까지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아 이곳저곳에서 배우고 기록하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기획 : 김민지 기자 | 글 : 원안나 | 사진 : 박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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