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혜화지사에 근무하는 김중수 과장은 지난해 말 사내 제안 온라인 사이트 '아이디어 위키'에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터널링 연동 구간 변경)을 올렸다.
이 아이디어는 사이트에서 사내 전문가들의 1ㆍ2차 심사를 거쳐 채택돼 사내 디도스 대응시스템에 적용됐고 김 과장은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김 과장의 아이디어는 최근 디도스 공격 때 더 빛을 봤다. 디도스 발생 시 공격 트래픽을 차단하고 정상 트래픽은 소통시킬 수 있었던 것. KT는 김 과장의 아이디어로 예산 34억7000만원을 절감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 웅진그룹, 포스코, KT, LG CNS 등 국내 대기업들이 임직원의 '지식생산성'을 높이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식생산성이란 사내 임직원들이 업무에서 얻은 정보(암묵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해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개념이다. 노동생산성이 근로자 1인이 일정 기간에 산출하는 생산량 또는 부가가치를 나타낸다면 지식생산성은 업무를 통해 얻은 지식을 통해 나타내는 부가가치를 뜻한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KT다. 이석채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만든 '아이디어 위키'는 이 회장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사이트를 통해 2만6000여 건이 제안됐고 제안자만 6000여 명에 달했다. 1인당 평균 4건을 제안한 셈.
이 회장은 사내 제안시스템이 아이디어 제안에만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상금 3000만원을 내걸어 콘테스트를 실시해 경쟁을 붙였다. 결국 아이디어에 대한 직원들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스토리를 만들어 사내 아이디어 스타를 만들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올해는 지식생산성의 해다. 모든 근로자를 지식근로자로 육성하라"고 선언할 정도로 포스코도 지식생산성 끌어올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포스코의 임직원들이 작성한 문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공장 근로자는 체화된 지식을 문서로 만들어 동료나 후임자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전사통합시스템 '포스피아3.0'을 통해 재무ㆍ구매ㆍ마케팅 등의 경영관리 프로세스, 조업관리 프로세스,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글로벌 정보공유체계구축 등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각종 공정 개선 아이디어를 실무에 즉시 적용하는 방식을 통해 2조원의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정 회장은 최근 신입사원과 대화하면서 "매일 반복되는 업무는 실제로는 일이 아니다. 관성적 일에서 벗어나 자신이 시스템과 표준을 개선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손재권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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