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강철판에 연환계까지..불법 중국어선의 진화
해경 뜨면 무전 연락해 대응..검경, 저항시 공무집행방해죄 적용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최근 봄어기 꽃게철을 맞아 우리 해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이 늘면서 해경의 나포작전을 피해 도주하는 수법도 덩달아 진화하고 있다.
10일 인천지검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최근 서해 상에 출몰한 중국어선은 여러 척이 동시에 조업하다가 해경이 나타나면 SSB(무선통신)와 VHF(초단파) 등의 장비를 이용해 무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달아났다.
해경 관계자는 "경비함정이 접근하면 주위에 흩어져서 조업하던 중국어선이 열을 맞춰 모인다"며 "한 척이라도 나포되면 다른 어선 선원들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어 합동으로 도주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열을 맞춰 모인 뒤에는 정박할 때 쓰는 전용 홋줄로 어선 여러 척을 묶는다.
일명 '연환계'로 해경 대원이 중국 어선에 오르면 다른 어선으로 뛰어넘은 뒤 홋줄을 끊고 달아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또 해경에 검거되지 않기 위해 어선 주변을 강철판으로 둘러싸고 조타실 정면 유리창에는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어선을 군함처럼 개조한 뒤 불법조업에 나선다.
인천지검은 이날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청사에서 해경과 대책회의를 열고 꽃게철 서해 상에서 불법조업을 벌이는 중국어선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인천지검은 어민과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불법조업에 이용된 어선을 적극적으로압수하거나 몰수 조치하고, 나포과정에서 폭력을 쓴 선원에게는 공무집행방해죄를 추가로 적용해 엄단할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달 6일 옹진군 소청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나포된 중국인 선원 A(34)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쇠창살을 위아래로 휘두르며 단속 작전중인 해경 대원을 위협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쇠창살을 휘두르는 영상을 보고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엄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며 "해경과 함께 효율적인 단속 방안도 찾겠다"고 말했다.
인천지검과 인천해경은 4월부터 이달 9일까지 불법조업 중국어선 20척을 나포했다. 또 중국인 선원 38명을 입건하고 20명을 구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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