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최가 남미 독립 영웅에 밀렸다
연합뉴스 | 입력 2010.10.15 22:22 |
러, 빅토르 최 동상 예정지에 볼리바르 동상 세우기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의 전설적 록가수 빅토르 최가 남미의 독립 영웅 볼리바르에 밀렸다."
1980년대 러시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한국계(고려인 2세) 러시아 록가수 빅토르 최의 동상이 들어서기로 예정됐던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남쪽에 19세기 초 남미(南美) 독립운동을 이끈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이 세워진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볼리바르 동상이 남아메리카 지역 반미(反美) 운동의 선봉인 베네수엘라와 이 나라를 남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교두보로 중시하는 러시아의 유대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구조물이라고 해석했다.
남미국가들을 스페인의 지배에서 해방시킨 독립운동지도자인 볼리바르 동상 초석 건립식은 남미의 반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치러졌다.
1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러시아를 찾은 차베스 대통령은 15일 모스크바 남부 우니베르시테트스키 대로와 베르나드스카보 대로가 만나는 지점의 공원에서 열린 동상 초석 건립식에 참석해 "이처럼 아름다운 장소에 볼리바르 동상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스크바 정부에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볼리바르가 시작한 남미의 독립운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볼리바르의 '아들'인 베네수엘라인들은 공정한 세계와 평등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우리는 균형잡힌 세계를 함께 건설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모스크바 시장 대행을 맡고 있는 블라디미르 레신은 "볼리바르 동상이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간 우호관계 수립을 위한 많은 벽돌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있을 동상 제막식에 차베스 대통령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남미의 해방자'로 불리는 볼리바르 장군(1783~1830)은 남미 국가 독립운동을 이끌며 1811년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콜롬비아(1819년), 에콰도르(1822년), 페루(1824년) 등을 스페인의 지배로부터 잇따라 해방시킨 영웅이다.
사후 콜롬비아에 묻혔던 그의 유해는 1842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국립묘지로 이장됐다. 차베스는 열렬한 볼리바르 숭배자로 알려져 있다.
볼리바르의 동상이 건립되는 곳은 모스크바 국립대(MGU) 인근의 공원으로 그동안 옛 소련의 전설적 록가수 빅토르 최의 동상이 세워질 지점으로 검토돼 왔으나 올해 초 유리 루쉬코프 전 모스크바 시장의 베네수엘라 방문 이후 갑자기 계획이 변경됐다.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등 현지 언론들은 "지금도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빅토르 최의 동상이 들어서기로 돼 있던 곳에 볼리바르 장군의 동상을 세우기로 한 모스크바 시 정부의 결정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9번째로 러시아를 방문한 차베스 대통령은 볼리바르 동상 건립식에 이어 크렘린 궁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 무기 및 군사기술, 금융 등의 분야에 걸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cjyou@yna.co.kr
(끝)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의 전설적 록가수 빅토르 최가 남미의 독립 영웅 볼리바르에 밀렸다."
1980년대 러시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한국계(고려인 2세) 러시아 록가수 빅토르 최의 동상이 들어서기로 예정됐던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남쪽에 19세기 초 남미(南美) 독립운동을 이끈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이 세워진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볼리바르 동상이 남아메리카 지역 반미(反美) 운동의 선봉인 베네수엘라와 이 나라를 남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교두보로 중시하는 러시아의 유대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구조물이라고 해석했다.
남미국가들을 스페인의 지배에서 해방시킨 독립운동지도자인 볼리바르 동상 초석 건립식은 남미의 반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치러졌다.
1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러시아를 찾은 차베스 대통령은 15일 모스크바 남부 우니베르시테트스키 대로와 베르나드스카보 대로가 만나는 지점의 공원에서 열린 동상 초석 건립식에 참석해 "이처럼 아름다운 장소에 볼리바르 동상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스크바 정부에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볼리바르가 시작한 남미의 독립운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볼리바르의 '아들'인 베네수엘라인들은 공정한 세계와 평등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우리는 균형잡힌 세계를 함께 건설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모스크바 시장 대행을 맡고 있는 블라디미르 레신은 "볼리바르 동상이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간 우호관계 수립을 위한 많은 벽돌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있을 동상 제막식에 차베스 대통령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남미의 해방자'로 불리는 볼리바르 장군(1783~1830)은 남미 국가 독립운동을 이끌며 1811년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콜롬비아(1819년), 에콰도르(1822년), 페루(1824년) 등을 스페인의 지배로부터 잇따라 해방시킨 영웅이다.
사후 콜롬비아에 묻혔던 그의 유해는 1842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국립묘지로 이장됐다. 차베스는 열렬한 볼리바르 숭배자로 알려져 있다.
볼리바르의 동상이 건립되는 곳은 모스크바 국립대(MGU) 인근의 공원으로 그동안 옛 소련의 전설적 록가수 빅토르 최의 동상이 세워질 지점으로 검토돼 왔으나 올해 초 유리 루쉬코프 전 모스크바 시장의 베네수엘라 방문 이후 갑자기 계획이 변경됐다.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등 현지 언론들은 "지금도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빅토르 최의 동상이 들어서기로 돼 있던 곳에 볼리바르 장군의 동상을 세우기로 한 모스크바 시 정부의 결정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9번째로 러시아를 방문한 차베스 대통령은 볼리바르 동상 건립식에 이어 크렘린 궁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 무기 및 군사기술, 금융 등의 분야에 걸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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