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 기필수 하나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허허롭게 그냥 웃고 말지니 그 누군가가 이 세상에 있었노라고 먼 후일 눈감으며 미소지으면 그 뿐 너는 하나도 슬프지 않은 것처럼 거리를 활보할 일이며 하나도 기쁘지 않은 것처럼 무소히 가라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

네가 가던 그날은 / 김춘수 네가 가던 그 날은 나의 가슴이 가녀린 풀잎처럼 설레이었다 하늘은 그린 듯이 더욱 푸르고 네가 가던 그 날은 가을이 가지 끝에 울고 있었다 구름이 졸고 있는 산마루에 단풍잎 발갛게 타며 있었다 네가 가던 그 날은 나의 가슴이 부질없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사랑의 흔적 - 포춘 유 영종- 내가 너를 몰랐을 때는 너를 만났어도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스쳤을 것이다. 그러나 너를 알았었고 이젠 헤어졌다 하여도 마주치게 되는 순간만큼은 머릿속 그물에 걸려있는 기억은 좋든 나쁘든 한 순간을 살려낼 것이다 그것이 아픈 상처가 될 만한 것이면 ..

그랬으면 좋겠어 - 임숙현 - 마음이 닿아 향기 느끼고 긴 세월 안고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당신 깊고 푸르게 울림 하며 마음을 비쳐 기쁨과 슬픈 무늬를 놓아 가슴을 이야기하고 말없이 흘러가는 일상 사랑과 행복이 어울림 되어 가을의 향기를 느끼며 마음의 정 나누며 살았으면 좋겠..

오늘부터 사랑할래요 - 미향 김지순 - 오늘부터 사랑할래요 사랑한다 말하지 않으면 내일이면 그 시간은 없으니까요 오늘부터 사랑할래요 내일이오면 그 사람도 없을지 모르니까요 오늘부터 사랑할래요 서로의 마음을 줄다리기 하더라도 언젠가 없어질 사랑이라도 눈물 쏙 빼는 사랑을 ..

중 독 - 미향 김지순 - 무엇인가에 중독되어 있을 때가 참 행복 한 것 같다 미치도록 보고 싶은 것도 여름 지나가는 길목 가을바람에 가슴 먹먹한 것도 누군가를 사랑해 눈멀고 귀먹고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것도 중독이라는 아름다운 덫에 걸렸기 때문이겠지 어디 중독이 사랑만..

가을빛 그리움 나를 감싸며 - 포춘 유영종 - 눈이 부신 햇살만큼이나 그을린 나뭇잎 이슬에 젖어 반짝일 때면 여린 외로움 눈가에 묻어나고 가슴에 짚이는 한줄기 그리움 바람불어도 흩어지지 않는 보고 싶다는 간절함 무거운 침묵만 나를 감싸네 그대에게 매여있는 설렁줄 타는 노을이..

사랑은 위안이다. 사랑은 설레임도 매혹도 열정도 아니다. 위안이 없으면 사랑이 아니다. 등을 쓰다듬고 머리를 쓸어 주고 젖은 눈을 들여다 보는게 사랑이다. 그러므로 모든 상처 받은 자들은 사랑할 자격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은 위안이고 치유다. <천운영의 '잘가라, ..

.... 약속 / 이정하 ...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서 있겠습니다 낮선 기분이 들지 않도록 모든 것은 제자리에 놓아두겠습니다 기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대는 그저 돌아오기만 하십시오

그날은 당신을 만나는 날이었으면 했다 울음이 하아얀 우박으로 떨어지던 기인 기다림 스물네시간의 허기조차도 내겐 힘겨운 기쁨 당신을 만나는 날은 내 온 신경은 살아 펄펄 뛰고 전신은 감전대 투성이 나는 완전한 여자 본능으로 여자이고 싶을 때 그날은 당신을 만나는 날이였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