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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영천 1부 -하늘보고 열린 산, 보현산>2012.10.01

파라클레토스 2012. 10. 4. 01:10

 

구름이 바다처럼 물결칩니다

산은 섬처럼 솟았습니다

보현산에 오르면 구름을 발아래 두고 쪽빛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보현산 천문대

하지만 이산의 진짜 매력은 어둠이 내린후 조심스럽게 찾아옵니다

 

누구라도 날 좋은 날 보현산 천문과학관에 오면

밤하늘에 쏟아지는 영롱한 별빛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등록한 13개 중 12개를 발견한 산

 

쪽빛과 별빛이 아름답게 내리는 산

 

하늘을 보고 열린 산, 보현산

 

이른 새벽 보현산에 구름이 조금 끼었더라도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년중 청정일 수가 자그만치 160일

보현산은 사람들에게 제모습을 보여주는데 인색하지 않습니다

 

 

그 산이 품은 도시가 대구광역시 옆에 자리한 영천시입니다

영천은 태백산맥 지류인 팔공산과 보현산 운주산에 둘러쌓여있어

하나의 분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 해발 1124m보현산은 영천의 주산

 

그 산을 산책하듯 깔아놓은 나무데크길에는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운해를 헤치며 걷는 이 숲길 이름은 천수누림길

보현산 정기 가득한 피톤치드 길을 걸으면 천수를 누릴만큼 건강해진다는 뜻

 

정영엉겅퀴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산은 식물들에게도 이로울 터

 

 

오미자

 

 

눈빛승마

 

사시사철 그 종류를 달리하는 야생화는 보현산 산행의 또다른 즐거움입니다

 

강금희

오늘은 정말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아요

산 분위기가 너무 너무 좋아요. 안개 보이시죠?

정말  천상의 화원에서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아주 좋습니다

 

올해로 12년 째 야생화를 촬영해온 산들꽃 사우회

회원들은 전국 많은 산중에서 보현산을 가장 즐겨찾는 산으로 꼽습니다

 

 

자생하는 희귀식물만 690여 종

지난해에는 보현산 식생을 담은 도감까지 펴냈습니다

 

이걸 먹으면 씨가 나오는데

'도인(桃仁)'이라고 한약으로 쓰여요

대변 잘 못 보고, 어혈에 좋은 약이죠

 

보현산에 이처럼 귀한 식물들이 많은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보현산은 북방식물의 남방한계선

 

 

 

그 지리적 특성 때문에

북방식물과 남방식물 모두를 만날 수 있죠

 

흡사 산전체가 약재전시장을 방물케합니다

 

팔공산보다 보현산이 식생이 더 많아요

그리고 육산(肉山)이어서

식물들이 힘이 있고, 아주 좋아요

 

돌 많은 산을 골산, 흙많은 산은 육산이라고 부르는데

보현산은 흙이 많은 산이라 식물들이 뿌리내리기에 더 없이 좋습니다

 

이건 '반하'라는 식물인데요

이 일대에서 보기 어려운 식물이에요

반하는 알뿌리를 약으로 쓰는데

보통 한의학에서는 기관지염을 치료하거나

소화기질환을 치료하고

거담작용(가래를 없앰)이 있고

중풍과 같은 처방에도 많이 쓰이는 약물입니다

 

장쾌하게 줄기를 뻗은 큰 산도 아닙니다

높고 험해 오르기 힘든 악산도 아닙니다

 

 

하지만 오르고 보면

 

몸과 마음을 보호한듯 편안해 지는 산

 

귀한 생명들이 이 산을 터전으로 삼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보현산 아래 자리한 약초마을

 

어성초(魚腥草)

 

 

산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은 약초를 채취하는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혈액순환에 좋다는 어성초부터

 

심장에 좋다는 소엽까지

 

일반 농사보다 3배의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한창 수확철인 삼백초는 십약으로 불릴만큼 효능이 다양한 약초

 

진시황의 불로초가 삼백초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고루쓰이는 약재

 

이동우

주로 저도 약초재배를 어성초, 인진쑥,

오미자, 삼백초 이런걸 많이 합니다

삼백초나 어성초는 다년생이기 때문에

한 번 뿌리를 심어 놓으면 병충해를 입지 않고

겨울에 뿌리만 얼지 않으면 5년, 10년 봄에 비료만 주면 계속 자랍니다

 

영천에서 거래되는 약초는 480여 가지

영천이 한의학으로 이름난 것은 다 이 산 덕분입니다

 

 

약초로 유명세를 타다보니

이 마을에서는 김치한가지를 담가도 약재가 빠지지 않습니다

 

김치의 주재료는 그냥 먹기도 아까운 산삼 배양근

 

조정숙

옛날에 우리 어른들은 이 마을에서

산삼도 캐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몇 년 전에도 이 마을에서

산삼이 여섯 뿌리가 나왔다고 해요

이것은 산삼뿌리에서 조직을 배양해 내서

많은 사람들이 먹게 만들어 놓은 건데요

이거랑 김치에 넣어 먹으면 간에 그렇게 좋답니다

 

산삼뿌리조직을 배양해 키운 산삼배양근 김치는

갓 담궜을 때는 향이 없습니다

하지만 숙성되고 나면 진한 삼향기를 내며 감칠맛이 더합니다

 

참나물 표고버섯 등 10여 가지 재료에

산삼배영근을 올려먹는 비빔밥은 보약밥상

보현산의 맛입니다

 

 

여기가 산이 깊어서 약초가 많이 나거든요

그래서 약초를 가지고 옛날 어른들이

음식을 많이 해 드셨기 때문에

약초를 이용해서 닭백숙, 닭볶음탕

심지어는 꿩 요리까지...

그리고 김치랑 장아찌 종류까지

전해 내려오는 그대로를 가지고 요리를 많이 해 드셨기 때문에

이 마을이 굉장히 어른들이 오래 사시는

장수마을이 된 것 같아요

 

 

보현산 약초들이 하는 일은 비단 사람 몸을 보호하는 일만은 아닙니다

 

오색빛깔을 내는 천연염색 주재료 역시 보현산 약초입니다

 

문봉학씨가 보현산자락에 귀농한지 10년 째

이 고은 빛깔들은 다 보현산에서 온 것들입니다

 

이 계절이면 보현산 어디에서난 만날 수 있는 비수리

밤의 빗장을 열어준다는 뜻에 '야관문'으로도 불리는데요

 

문봉학

'비수리'라고 하는데, 천연 염색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베고 있습니다

원래는 남자들에게도 좋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굉장히 많이 활용되는..

'야관문'이라고도 하는 유용한 약초인데요

이것을 매연제를 쓰지 않고

녹슨 가마솥에 끓이면

색깔이 아주 짙은 갈색을 띤

회색 계열이 나오기 때문에

유용하게 한복재료,양복 재료로도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염색재료로 잘 알고 있는 쪽 역시

한약재로 쓰이는 약초입니다

 

소리쟁이(양제근)

완성된 색깔을 물들이기 전에 민염색제로 쓰이는 양제근도

효능을 지닌 약재

 

부부는 산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보물같은 빛깔들을 캐 오는 셈입니다

캐 온 약재들은 가마솥에 끓어 냅니다

가마솥의 녹이 섞이는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죠

그런데 이 기다림마저도 큰 즐거움

보현산이 가르쳐 준 행복입니다

 

문봉학

이곳에는 경쟁도 없고

비교도 없고 모든 면이 여유롭고

남들이 말하는 자연 치유(힐링)의 의미까지

결부시킬 수 있는 그런 삶이 아닌가

천연염색하고 , 산에 가서 약초 채취해서

효소 담그고, 작은 텃밭도 가꾸고

시간 나면 찻잔 하나 들고

밑에 풍경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정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약초를 캐고 염료를 추출하고 염색에는 어느 한 과정도 중요치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매 순간 정성을 들이고 난 후에야

만날 수 있는 상상이상의 빛깔들

성실함이 오색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정순옥

염색한 걸 널때, 하늘하고 자연하고

다 같이 봤을 때, 어울릴 때가 가장 좋아요

...

염색해서 널 때가 가장 행복해요

 

자연의 빛깔을 완성해 주는 건

 

하늘이 내려준 맑은 햇살

사람이 할 일을 다 해놓고

하늘의 처분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부부는 지난 10년 순리대로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해가 저뭅니다

수 백 , 수 천 년을 반복한 일일테죠

그 성실함이 이 산을 보배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 영천

 

500년 역사의 장시(場市) 

영천 오일장

 

영천 2부 영천 오일장에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