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반도
방송일시 : 2014년 9월 1일 (월) ~ 9월 5일 (금)
기획 : 김 민
촬영 : 박주용
구성 : 박경애
연출 : 정연태
( (주) 박앤박 미디어 )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인
따뜻한 남쪽의 도시, 여수(麗水).
물이 좋아 인심이 좋고 여인이 아름답다하여
여수(麗水)라는 이름을 얻었다.
나비 모양의 반도와 300개가 넘는 섬들이 바다에 꽃처럼 앉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미를 뽐내는 물의 도시.
‘여수에 가서 돈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웠던 바다와 기름진 땅은
그곳 사람들의 삶을 넉넉하게 해주었다.
사철 푸른 바다에 시선을 빼앗기고
바다 위 섬들이 보석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 발길을 멈추게 되는 곳,
여수반도로 떠나본다.
1부. 거문도의 은빛 유혹
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 20분을 가야 닿을 수 있는 섬, 거문도.
거문도가 품고 있는 보물들이 있다.
거문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50여분.
그림같이 아름다운 섬을 병풍처럼 펼쳐 놓은 백도에 닿을 수 있다.
백도를 보지 않으면 거문도에 간 의미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백도의 경관은 과연 옥황상제의 작품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거문도를 찾아오는 보물 같은 손님, 갈치.
반짝이는 은빛 비늘 손상 되지 않게
번거로움 무릅쓰고 대나무 낚시를 고수하는 거문도의 어부들.
덕분에 거문도 사람들 밥상엔 늘 갈치가 오른다.
갈치가 나면 품을 떠난 자식들이 간절히 생각난다는 박명순씨.
자식들에게 맛있는 갈치를 먹이고 싶어
해마다 갈치속젓을 담가 객지의 자식들에게로 보낸다.
또 다른 여름 갈치의 별미 음식, 항각구국.
예부터 갈치가 많이 났던 거문도에서 여름철이면 끓여먹던 토속음식이다.
항각구는 엉겅퀴의 거문도 사투리.
삶은 엉겅퀴에 된장 풀고 갈치 썰어 넣어 푹 끓여내면 완성된다.
거문도 은갈치 맛을 못 잊어 육지로 시집을 못 갔다는 어머님들.
거문도 사람들은 갈치가 나면 절로 흥이 난다.
2부. 하화도 피문어 들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섬이 있다.
이순신 장군이 항해를 하다가 꽃이 가득한 섬의 모습이 아름다워
이름을 물으니, 섬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붙인 이름 화도(花島).
섬 두 개가 마주보고 있는 모양이라 상화도와 하화도로 불린다.
지금 하화도 앞바다에는 피문어가 한창이다.
작은 배에 올라 함께 작업을 하는 임화용 씨 부부.
티격태격하다가도 통발 안에 든 문어만 보면 얼굴 한 가득 미소가 피어난다.
이곳의 피문어는 다른 곳의 문어와 달리 돌에 붙어서 살기 때문에
육질이 더 단단한 것이 특징.
작년 가을 찬바람에 말려두었던 말린 피문어를 가져다 두드려
끓여낸 구수한 피문어 죽은 여수 사람들만 아는 여름 보양식이다.
봄에는 동백이, 가을에는 구절초가 섬을 뒤덮지만
여름에는 하얀 부추 꽃이 섬을 물들이는 곳, 하화도.
부추 밭에 모여 부추를 베는 아낙들의 입에선 절로 노래 한 자락 흘러나온다.
청정바다가 병풍처럼 둘러져있어 해풍 맞고 자란 하화도 부추는
향이 진하고 잘 상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화도 꽃섬길을 걸으려 찾아왔던 사람들의 발길도 붙잡는
고소한 부추전 향이 섬 가득 퍼진다.
3부. 갯장어의 섬 경도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경도의 어부들은 더위도 잊고 바다로 향한다.
갯장어 잡아온 세월이 벌써 30년째인 정창훈 선장.
선원들도 그에 못지않은 베테랑이라 손발이 척척 맞는다.
한 통에 120개의 바늘이 달린 낚싯줄 백여 통을 던졌다 올렸다 하다보면
힘들 법도 하지만, 줄줄이 올라오는 갯장어를 보면 피로는 싹 달아나버린다.
고된 작업 후 선상에서 맛보는 갯장어 회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맛.
짧게는 2박 3일씩 바다에 있다가 돌아와도,
배 가득 실린 갯장어를 보면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작은 배에 올라 경도 바로 앞 바다에 나가는 이문열 씨 부부.
경도에서 나고 자란 이문열 씨도 옛날엔 갯장어를 낚으러 다녔다.
갯장어 낚아 번 돈으로 자식들 키워 출가시키고
지금은 아내와 함께 돌게를 낚으러 다닌다.
제철을 맞아 살이 꽉 차고 맛이 좋다는 돌게.
아내가 만들어준 돌게장이면 밥 한 그릇 뚝딱이지만,
오늘은 특별한 음식을 준비했다.
바로 이 맘 때 경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갯장어.
갯장어 한 점에 몸도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여수반도의 섬 경도를 찾아 떠나본다.
4부. 여수바다 푸르른 날에
푸른 여수 앞바다가 좋아
제주에서 여수까지 시집 온 해녀들이 있다.
물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올라오는 성게며 전복들.
풍요로운 여수바다가 그녀들에겐 보배다.
오전엔 물질을 나갔던 해녀가 오후엔 호미를 들었다.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고들빼기 수확을 위해서 밭으로 나온 고춘생 씨.
갓 수확한 고들빼기를 마을 아낙들이 둘러 앉아 갖가지 양념 넣고 버무려 내면,
집 나간 여름 입맛 돌아오게 만드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
여수시 소라면 백승인 씨의 농장에 여주가 주렁주렁 걸렸다.
당뇨를 치료할 식이요법의 하나로 여주를 길러 먹기 시작해
지금은 아예 여주 농사를 짓게 되었다.
백승인 씨에게 여주는 건강을 되찾아 준 효자.
소박한 부부의 밥상에 여주가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이유다.
5부. 칠월 칠석 호명 마을 하나 되던 날
일 년에 한 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 칠석.
여수시 호명동의 호명 마을이 떠들썩하다.
바로 수 백 년 동안 마을에서 이어져 내려온 ‘진세의례’ 때문.
진세(進歲)는 ‘해가 지나간다’라는 뜻으로
귀한 어린 자식들을 잘 키워 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음력 7월 7일 칠석날이 되면 세 살이 되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동네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여수의 세시풍속이다.
콩물에 우뭇가사리를 넣은 우뭇콩국부터, 빠질 수 없는 기정떡,
장어와 서대 구이 등 차려지는 음식 또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음식들.
올해 세 살이 된 승민이를 기다리며 온 동네 어르신들이 나와
음식을 준비하고, 당산제를 지내며 풍물을 한다.
궂은 날씨 마다않고 진세의례를 위해 찾아 온 승민이네 가족을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르신들.
떠들썩한 호명 마을의 잔치가 이어진다.
한려해상국립공원도 다도해국립공원의 바다를 지척에 둔 여수.
그런 여수의 경치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갯가길.
갯가길 따라 이어진 수려한 경관과
감탄사 절로 나오는 여수의 야경을 찾아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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