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의 가을
방송일시 : 2014년 9월 15일 (월) ~ 9월 19일 (금)
기 획 : 김 민
촬 영 : 김 범 중
구 성 : 박 윤 선
연 출 : 이 종 진
(박앤박 미디어)
땅끝.
땅이 끝나는 곳이기도 하고
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한 이곳.
남녘 땅 끝자락에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탐스럽게 열린 땅의 선물들과
가을을 알리는 바다 손님까지.
가을이 가져 온
땅끝마을의 풍경을 맞이하러 떠나본다.
1부 땅끝,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다
땅이 끝나는 곳.
그 곳에서 시작되는 남쪽 바다.
그 남쪽 바다에 가을이 오고 있다.
해남 앞바다에 기대어 살고 있는 땅끝마을 토박이 박순만씨.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바다로
아들과 함께 멸치 조업에 나간다.
요즘 한창 잡히고 있는 멸치는 세멸.
청정해역인 해남의 펄을 먹고 자란 이 멸치는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바다가 어부들의 터전이라면
물이 빠진 갯벌은 땅끝 어머니들의 푸진 곳간.
송지면 갯벌에서는 어머니들의 낙지잡이가 시작됐다.
한편 땅끝마을의 땅에서는
해풍을 맞고 자란 무화과가 풍년이다.
7년 동안 해남에서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재권씨.
잔소리하는 아내와 늘 티격태격 하지만
빨갛게 익은 무화과가 예쁜 아내를 닮았다며
금세 아내 자랑을 늘어놓는 그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하다.
2부 강진만에서 가을을 건지다
그 옛날 한양으로 향하던 제주말이
처음으로 들렀던 육지, 마량항.
강진뿐 아니라 인근 지역인
해남, 완도 등지에서도 수산물이 들어와
늘 활기가 넘치는 이곳에
가을 손님 전어가 찾아들었다.
오염되지 않은 강진만의 갯벌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더욱 기름지고 속이 알차다는 강진만 전어.
전어 굽는 냄새로 가을이 온 걸 안다는 신전면 사초마을에도
전어조업이 시작되었다.
집 나간 며느리가 다시 돌아 올만큼
고소한 전어냄새 풍기는 강진만으로 찾아가 본다.
물이 빠진 강진만 갯벌에서는
짱뚱어 박사로 통하는
이순임씨가 짱뚱어 잡이를 시작한다.
50년 동안 짱뚱어를 잡아 오며
가족들을 다 먹여 살렸다는 그녀.
여름내 허약해진 몸을 보하는데 그만이라는 짱뚱어탕과
강진만 갯벌위에 펼쳐진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3부 붉은 황토의 위대한 탄생
땅끝 해남.
해남의 땅은 대부분이 황토로 이루어져 있다.
철분과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해남의 황토 땅은
농작물들이 자라기에는 최적의 조건.
지금 그 황토밭에서 고구마 수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옛날 쌀이 귀했던 시절 식량으로 먹었던 고구마.
끼니마다 고구마를 먹던 그 시절에는
보기조차 싫었던 것이 지금은 별미가 되었다.
송지면 바닷가 옆 황토밭에는 늙은 호박이 지천이다.
대대로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 왔다는 딸부잣집 박금령씨.
특히 산후조리 중인 산모에게 좋다는 늙은 호박을
늘 자신의 딸들에게 먹여 왔다.
고산 윤선도 집안에는 대대로 늙은 호박 보양식이 내려오고 있다.
늙은 호박에 장어와 생강, 대추를 넣고 푹 고와 만드는 이 음식은
여름에 쳐졌던 몸을 보양하기 위해 가을에 먹었던 음식.
고산 윤선도 14대 종손 윤형식씨 부부가
오랜만에 녹우당 고택에서 옛 보양식 맛을 본다.
두륜산 자락 아랫마을에는
황토로 집을 짓고 사는 류정씨네 가족이 있다.
산 속에서 흙집을 짓고 사는 것이 꿈이었다던 그녀.
자연과 함께 살고 있는 류정씨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4부 탐진강에서 강진만까지 340리
강진과 장흥의 젖줄인 탐진강.
영암에서 발원해 장흥을 거쳐 강진으로 흐르는 탐진강은
이내 강진만으로 흘러들어 남해 바다가 된다.
자신의 고향이자 추억이 담긴 탐진강을 지키는
탐진강 지킴이 김정식씨.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다슬기를 손수 잡아
마을 어르신들과 옛 추억얘기를 하며 삶아 먹을 참이다.
탐진강 주변에 자리 잡은 부산면 내리마을에는
직접 가마를 지어 죽염을 만들고 있는 부부가 있다.
긴 시간 땀과 정성으로 구워 내야
제대로 된 죽염이 나온다는 이창권씨 부부.
구워지면 구워질수록 단단해지는 죽염을 닮은
이창권씨 가족을 만나본다.
탐진강이 흘러 만나게 되는 강진만.
해안가를 달리는 강진만 자전거 코스는
라이더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주로 강진 신전면에서 출발해 해안도로를 도는 이 코스는
강진만의 절경에 취해 달리다 보면 어느새 마량면까지 닿는다.
마지막 도착지인 마량면에서 만난 강진의 회춘탕.
그 옛날 강진에서
높은 관직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먹을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다.
먹으면 젊음이 돌아온다 하여 이름 붙여진 회춘탕 맛을 본다.
5부 오래된 시간의 향기
차의 고장 장흥.
지금은 보성이 차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장흥 역시 오래전부터 차로 유명한 고장이었다.
장흥 차 역사의 시작은
가지산 아래에 자리한 보림사로부터 시작된다.
여러 점의 국보와 보물을 보유하고 있는 보림사는
사찰 바로 뒤에 있는 차밭을
보림사의 또 다른 보물이라 말한다.
일반 녹차와는 다르게 시루에 쪄서 발효시켜 만드는 장흥의 녹차.
청태김을 닮았다고도 하고, 푸른 곰팡이가 낀다는 뜻으로
푸를 ‘청’자와 이끼 ‘태’자를 써서 청태전이라고도 불린다.
예로부터 차 향기 끊이지 않았던 보림사에서
차 전수를 받은 김수희씨.
그녀가 만드는 발효차 향기에 빠져본다.
청태전 향 깊어지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삶의 향기로 가득찬 마을이 있다.
강진 군동면의 신기마을.
온 동네가 콩밭인 이곳은 예부터 겨울철이 되면
마을 전체가 집집마다 걸려있는 메주 냄새로 가득했다.
54년 전 이 마을로 시집을 와서
한평생 장을 담그며 살아온 된장명인 백정자 할머니.
그녀가 담근 장이 맛있는 건
정성과 함께 빚어진 그녀의 삶의 흔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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