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의 땅, 무릉도원.
복숭아꽃 흩날리는 아래 유유자적 배 저어가는 광경이란
가히 그 속에서는 누구인들 신선이 되지 않았을까.
심심산천의 청명한 공기를 감싸 안고
간지러운 샘물 소리며 지저귀는 새를 벗 삼아 사는 것도 좋거니와
세상사 다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처럼
어디에서든 내 속이 평안하면 그곳이 무릉도원인 것을.
이번 한국기행은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 가을 무릉도원을 찾아간다.
아름다운 자연의 품 안에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지친 심신은 금세 치유되어 활기를 찾고 만다.
사랑하는 이들과 평생을 누리고 싶은 그곳, ‘무릉도원’이다.
태백산맥의 지맥인 동대산과 향로봉 계곡이 만나는 곳,
기묘한 바위들 틈으로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하옥계곡이다.
청정한 물기운을 받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신선이 되는 곳이다.
불빛 따라오니 환하게 피어난 복숭아꽃이더라!
무릉도원이 바로 도등기 마을을 두고 이른 말이 아닐까.
교통사고로 크게 몸을 다쳐 잠시 요양 차 찾은 곳이었으나
이제는 매일 아침 산책하며 나무와 등 맞대고 인사하는 장명숙 씨다.
화재로 부부의 보금자리가 재가 되어버리는 시련도 겪었지만
다시금 용기를 내고 보니 닭 돌보는 일이며 배추 하나 뽑는데도 이렇게 즐거울 수 없다.
이제는 내 마음 기댈 곳이 도등기만한 데가 없구나 싶다.
해발 450m 준고랭지에 속하는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는
청송군, 영덕군까지 총 3개 지역이 인접하는 최북단 지역이다.
이 마을에는 사과와 사랑에 빠진 진짜배기 농사꾼 서상욱 씨가 있다.
아들과 딸도 아버지의 뚝심에 반해 사과 농사에 뛰어들었지만
사과 이야기만 나왔다 하면 종일 길어지는 잔소리에 괴롭기도 하다.
서상욱 씨에게는 사과 농사가 곧 자식 농사, 엄하다 싶어도 어쩔 수 없다.
주렁주렁 달린 사과들 보고 있노라면 다 자식같이 그저 흐뭇하니 이곳이 무릉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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