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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무원 만행에 오키나와 분노 고조..日 민심 달래기 부심

파라클레토스 2016. 5. 22. 00:14



도쿄서도 항의 시위…日 방위상, 오키나와로 급파돼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미 해병대원 출신의 군무원(32)이 20세 일본인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만행이 드러나면서 오키나와인들의 미군기지 반대 민심이 들끓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7일 히로시마(廣島) 방문 등을 통해 미일동맹 강화를 안팎에 자랑하려 하는 아베 정권은 당혹감 속에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범죄사실 속속 드러나…민심 들끓어

20일 오키나와 미군기지 앞에서 시위하는 일본 주민들[EPA=연합뉴스]
20일 오키나와 미군기지 앞에서 시위하는 일본 주민들[EPA=연합뉴스]
20일 검찰로 이송되는 용의자[교도=연합뉴스]
20일 검찰로 이송되는 용의자[교도=연합뉴스]
나카타니 일본 방위상[AP=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카타니 일본 방위상[AP=연합뉴스 자료사진]

체포된 용의자 S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고 진술했으며, 살해 및 시신 유기에 대해서도 사실상 인정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S씨가 면식도 없던 피해자를 노린 점,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조작해 생존한 것처럼 가장하려 한 정황 등이 경찰 수사로 밝혀진 것은 오키나와인들의 슬픔과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피해자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는 21일에도 헌화 등을 하려는 추도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또 오키나와와 도쿄 등지에서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용의자가 근무한 오키나와 주일 미군 가데나(嘉手納)기지 앞에서는 20일 현민 250명이 시위를 벌이며 '미군기지를 용납할 수 없다'고 외쳤다.


오키나와의 16개 시민단체는 '오키나와에서 모든 기지·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요망서를 연명으로 작성, 주일 미국 대사관과 일본 정부에 송부한다고 20일 발표했다.


같은 날 도쿄 총리 관저와 방위성 앞, 신주쿠(新宿)역 앞 등지에서도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 선거 앞둔 아베 정권, 민심 달래기 부심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부는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을 미일동맹 강화의 상징적 이벤트로 만들려던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현재 추진 중인 오키나와현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의 현내 이전 사업도 타격을 입게 되자 아베 정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피해자 장례식 참석차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그는 21일 오키나와 내 주일미군 최고 책임자인 로런스 니콜슨 오키나와지역조정관과 만난 자리에서 "말도 안 되는 일로,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아베 총리도 전날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앞으로 철저하게 재발방지책을 미국 측에 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아베 총리는 G7 회의를 계기로 오는 26일께 열릴 미일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