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에 추가할 제주 동굴·화산지형은 어떤 곳
웃산전굴·북오름굴·대림굴·소천굴, 수월봉·차귀도·용머리해안
웃산전굴·북오름굴·대림굴·소천굴, 수월봉·차귀도·용머리해안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의 동굴과 화산지질·지형들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추가로 등재될 전망이다.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5일 세계자연유산 추가 등재 후보지역으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상류 동굴군인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과 한림읍의 소천굴 등 2곳을 꼽았다.
화산지질·지형으로는 한경면 고산리의 수월봉과 차귀도, 안덕면 사계리의 용머리 등 3곳을 선정했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2007년 유네스코가 도내 다른 동굴이나 화산적 특징을 추가로 세계유산에 등재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환을 하나로 묶은 명칭이다.
유네스코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들의 '미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를 높이 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4대 기준 가장 중요한 요소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란 국경을 초월할 만큼 독보적이며,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포함한 전 인류에 있어 문화 및 자연적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나머지 기준은 진정성(Authenticity), 완전성(Integrity), 보존·관리를 위한 법적 보호장치와 행정시스템 구비 등 3가지다.
도는 오는 10월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 등재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후보 지역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상류 동굴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란 거문오름 화산폭발 당시 생성된 용암이 흘러 내리면서 생성된 동굴들을 말한다.
거문오름에서부터 북동쪽 바닷가까지 내려가는 선상에 벵뒤굴,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순으로 분포한다. 거문오름을 포함해 이 가운데 벵뒤굴,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 5개 동굴은 이미 2007년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됐다.
웃산전굴의 길이는 2천385m다. 북오름굴과 대림굴의 길이는 각각 221m, 173m다. 이들 동굴 내부에는 다층 구조의 통로와 동굴 바닥이 무너져 내리면서 일부가 다리 모양으로 남아있는 용암교, 용암종유석, 용암산호, 동굴산호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과 미지형이 발달했다. 제주굴아기거미, 한국농밭거미, 묏풀호마거미, 관박쥐 등 다양한 생물도 서식한다.
이번 연구를 맡은 대한지질학회는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은 이미 등재된 다른 동굴들이 거문오름으로부터 형성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미 등재된 동굴계가 가지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의미를 확인해줄 수 있는 자료로서 확대 등재 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 '동굴 속 동굴' 품은 소천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한라산을 기준으로 북동쪽에 있다면 소천굴은 북서쪽에 있다. 제주시 한림읍 619번지 일대 278필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용암동굴로 알려졌다.
이 동굴에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240m 길이의 동굴 속의 동굴(tube in tube)과 코핀(coffin)이라 불리는 희귀 지형이 있다. 상어 이빨처럼 생긴 용암종유석과 탄산염 성분의 석순, 종유석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있어 동굴이 생성된 과정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는 가치 있는 동굴로 평가되고 있다.
소천굴에는 지금까지 박쥐와 거미류 등 모두 29종의 동굴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나무 등 지표면의 식물 뿌리가 천장의 갈라진 틈을 타고 내려와 10m 이상 뻗어 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소천굴과 주변에 있는 황금굴, 협재굴은 1971년 9월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소천굴이란 이름은 1968년부터 1970년까지 첫 조사를 한 학술조사단이 붙였다. 다양한 양치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난 제2 입구에 빛이 내리비치는 모습이 아름다워 '환하게 비춘다'는 뜻의 한자 '소(昭)'와 하늘 '천(天)' 자를 더했다. 지역 주민은 이전에 '망오름굴'이라고 불렀다.
소천굴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있는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 내 동굴생성물의 생성단계를 완성할 수 있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다는 평가다.
◇ '화산학의 교과서' 수월봉
1만8천년 전 땅속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지하수를 만나 격렬하게 폭발하면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들이 쌓여 형성된 응회환의 일부로 높이는 77m다.
수월봉 화산재층은 화산활동으로 생긴 층리의 연속적인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학술 가치가 아주 높다.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희소성도 높아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질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수많은 탄낭(bedding sag)을 간직한 포토제닉한 해안절벽은 미적 가치도 'A+'를 받았다.
2009년 천연기념물 제513호로 지정됐고, 201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해안에 있다.
◇ 특이한 화산복합체 차귀도
두 개의 수성화산이 섬의 동부와 서부에 연달아 만들어지며 특이하게 만들어진 화산복합체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최적의 학술연구 여건과 연구 잠재성을 갖춰 학술 가치와 희소성이 높다. 해안침식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무인도는 미적 가치를 더한다. 무인도로서 보호체계 수립 및 관리가 용이하다.
차귀도 주변 해역은 한국 미기록종이나 신종 해산 생물 출현 가능성이 큰 곳이다. 해산·동·식물 분포론적으로 매우 중요한 학술 가치를 지니고 있어 2000년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됐다. 수월봉이 있는 한경면 고산리 해안에서 약 2㎞ 떨어진 곳에 있다.
◇ 3개의 분출 화구가 만든 용머리해안
산방산 앞 바닷가에 있는 용머리해안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지형이다. 산방산과 달리 수성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응회환의 일부이다.
여러 개의 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가 쌓여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3개의 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른 흔적과 경사를 달리하는 지층을 관찰할 수 있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머리'로 불리며, 해안 경관이 뛰어난 유명 관광지다.
2010년 수월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으며, 2011년에는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됐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뉴스◈ >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정훈의 미래의 밥상] 유기농은 미래 세대를 위한 식단 (0) | 2016.06.06 |
---|---|
베이킹소다·구연산·과탄산소다 '천연 3총사' 쓰면 안심? (0) | 2016.05.31 |
한국 문학 해외진출 기대주는.. 그들이 읽고 싶은 작품이어야 문 열린다 (0) | 2016.05.28 |
맨부커상 한강 열풍/한국문학 과제 산적 (0) | 2016.05.22 |
[S 스토리] 다시 도는 LP판.. '되살아나는 추억' (0) | 2016.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