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강변 기행
방송일시 : 2014년 7월 21일 (월) ~ 7월 25일 (금)
기획 : 김 민
촬영 : 최 경 선
구성 : 이 용 규
연출 : 양 혜 정
( 미디어 길 )
강은 그저 흐르지 않는다.
굽이굽이 흐르며 길과 밭, 마을을 품고
작은 호수와 여울을 만든다.
여름 강변의 넉넉함을 알기에
사람들은 시원한 강변으로 모여든다.
그리고 강이 주는 풍요를 알기에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섬진강 강변을 달리는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와
강 위를 나는 형형색색의 패러글라이딩,
강바람 맞으며 밟는 자전거 페달..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강변을 찾는 사람들.
이번 한국기행은 여름 강변으로 기행을 나선다.
1부. 한 여름날의 동화 (7월 21일 저녁 9시 30분)
섬진강변 시골 마을인 곡성군 죽곡면 고치리.
귀농 5년 차 이석기씨 가족은
바람을 품고 있는 나무와 새소리 가득한 강변에서
여름날의 행복동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집 앞으로 흐르는 계곡에서 즐기는 물놀이와
느티나무 아래 앉아 나눠 먹는 수박은
여름에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맑은 물줄기 따라 찾아간 곳은 하동군 하동읍 하저구 마을.
마을 앞 섬진강에는 새벽부터 재첩 잡으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거랭이로 모랫바닥 살살 긁어내면 어느새 재첩이 한 바구니.
잡아 온 재첩으로 국 끓여 마당에 둘러앉으면
깨금발로 재첩 잡던 마을 사람들의 옛이야기 흘러나온다.
섬진강의 굽이쳤던 시간만큼이나 가득한 이야기들...
한 여름날의 동화 속 섬진강으로 가보자.
2부. 청풍호에서 만난 사람들 (7월 22일 저녁 9시 30분)
충청북도 제천, 충주, 단양을 너른 품에 안고
푸른 바람을 머금은 호수, 청풍호(淸風湖).
매일 새벽 물살을 가르며 청풍호로 나서는 어부 박순자씨가 있다.
청풍호의 아름다움에 반해 제천에 온 지 30년,
여전히 청풍호는 사시사철 맑은 경치를 선물한다.
물론 물고기 가득 든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충주장, 제천장으로 팔러 다녔던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변함없이 그물 걷는 두 손 묵직하게 해주는 청풍호가 있어
박순자씨의 마음은 늘 풍요롭다.
어부에게는 민물고기, 관광객들에게는 빼어난 경치를
사시사철 아끼지 않고 내어주기에
사람들의 발걸음 끊이지 않는 청풍호로 가보자.
3부. 파로호의 여름이야기 (7월 23일 저녁 9시 30분)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 줄기가 모이는 곳이자
물이 깊고 맑아 낚시꾼들에게 사랑받는 곳, 파로호.
파로호 선착장에서 배 타고 10여 분 달리면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화천군 간동면 신내마을이 나온다.
뒤로는 병풍산, 앞으로는 파로호에 막혀 있기에
육지 속의 섬으로 남은 이 마을 사람들은
집집이 자가용 대신 배를 이용한다.
포장도로, 가게, 표지판 등 흔히 봐오던 것들은 하나도 없지만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파로호의 푸른빛과
병풍산 곳곳에 보이는 산삼과 인사하며 걷는 산길이 있는 곳.
매일 사륜 오토바이로 마을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유명렬 부부와
자식처럼 아끼는 벌꿀 자랑을 늘어놓는 조성희 할아버지,
여전히 아내를 업을 만큼 정정하신 90세 한광주 할아버지,
그리고 밤새 지칠 줄 모르고 장어낚시를 즐기는 마을 반장까지.
신내마을 사람들은 파로호가 주는 풍요로움에
조금 더 천천히, 넉넉하게 살아가고 있다.
4부. 한탄강에서의 청춘별곡 (7월 24일 저녁 9시 30분)
철원과 포천, 연천을 에돌아 흐르며
뛰어난 풍경과 함께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탄강.
웅장한 기암괴석, 깎아내린 듯한 벼랑의 순담계곡과
한탄강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고석정을
래프팅 보트에 앉아서 올려다보면
강물의 시원함과 함께 새로운 경치를 느낄 수 있다.
한탄강이 가지고 있는 게 시원함과 절경이 전부는 아니다.
15년째 한탄강 어부로 사는 김정숙씨에게는
한탄만 하던 시절을 이겨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강이고,
풀피리로 아리랑을 부르는 보디빌더 선주용씨에게는
15년, 20년이 지나도 청정하게 남아 있을 기대의 강이다.
5부. 금강에 살어리랏다 (7월 25일 저녁 9시 30분)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이자
금강이 쉬었다 가는 곳, 대청호.
굽이치는 강물은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 닿는다.
추소리는 대청댐이 생기면서 수몰의 아픔을 겪었던 마을이다.
물에 잠긴 옛 마을 터는 흔적 찾아볼 수 없지만
추소 8경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마을 앞산은
부소담악이라는 이름으로 그 자태 뽐내고 있다.
그리고 부소담악 지킴이인 추소리 이장 박찬훈씨.
매일 배를 타고 부소담악을 불러보는 건 기본이요,
갖가지 모습의 장승을 직접 깎아 세우며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부소담악 꾸미기에 열심이다.
어쩌면 부소담악은 옛 마을을 떠올릴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일지도 모른다.
추소리 사람들의 그리움이 흐르는 곳,
변함없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금강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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